카카오 품에 안겨 승승장구하던 패션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가 휘청이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논란 이후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가 급감한 탓이다.
21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난 6일 이후 지그재그 앱 이용자 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그재그는 지난 6일 플랫폼 회원 1198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앱에 로그인했을 때 다른 고객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공동현관번호 등 11개 항목이 노출된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은 로그인 회원 정보를 저장하는 내부 시스템 오류가 원인으로 확인됐다.
지그재그 운영사인 카카오스타일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회원들에게 관련 사실을 공지하고 지그재그에서 사용할 수 있는 2만 포인트를 지급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현재 개인정보노출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 후 해당 사건을 포함한 유사 이슈 발생에 대해 점검하고 대응 중”이라며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차단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새로운 계정 정보 인증처리 방식 체계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관련 오류가 9시간 동안 지속된 데다, 관련 사고에 대해서도 이틀이 지난 후에야 사과문을 공지했기 때문이다.
사과문도 개별 메시지가 아닌 앱 내 알림창을 띄우는 방식이어서 앱에 접속해야만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정보 유출 범위대비 낮은 2만 포인트 지급도 논란이 됐다.
패션커머스 플랫폼 업계에서는 지그재그의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내놓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성들의 신체 사이즈와 거주지 등 상세한 개인 정보가 노출돼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사태를 축소하려는 듯한 안이한 대처가 오히려 실망감을 키웠다”며 “이번 사태로 한번 꺾인 신뢰도를 쉽게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그재그는 개발자 출신인 서정훈 대표가 2015년 설립한 패션 플랫폼이다. 2021년 카카오에 인수·합병돼 몸집이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