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 '80조' 대형사 쏠림… 수익률보다는 안정성

2023-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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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3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3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80조557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중 퇴직연금 적립액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100조원 시대도 머지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금융권(은행·보험사·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349조8935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4조795억원 증가한 수치다.
 
은행이 181조9257억원으로 가장 많고 보험사가 87조410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80조5570억원으로 비중은 가장 낮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증가율은 가장 가팔랐다.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전 분기(79조1534억원) 대비 1.8%(1조4000억원) 증가했으며 은행은 같은 기간(179조3882억원) 대비 1.4%(2조5000억원) 늘었다. 보험사는 올 2분기 87조2724억원에서 0.2%(14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은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인 대형사에 쏠렸다.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 비중이 높은 확정급여(DB)형은 14조3339억원으로 현대차증권 적립금이 가장 많았다. 그중에서도 원리금 보장상품이 13조7986억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모기업 현대자도차그룹의 수혜를 제외하고 일반 고객 비중만 놓고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6조5125억원으로 사실상 퇴직연금 사업자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6조5274억원, 삼성증권 3조8195억원, KB증권 3조2131억원, NH투자증권 2조8883억원 등이었다. 규모가 큰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도 비슷했다. DC형 퇴직연금 상위 5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8조3834억원) △삼성증권(3조1114억원) △한국투자증권(2조6748억원) △신한투자증권(1조2527억원) △NH투자증권(1조1996억원) 등이었다.

IRP는 △미래에셋증권(7조1416억원) △삼성증권(3조9847억원) △한국투자증권(2조5537억원) △NH투자증권(1조5686억원) △현대차증권(1조409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연금포트폴리오서비스와 TDF, ETF 등을 통한 글로벌 자산배분으로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운용을 돕고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고객 편의성 증대와 함께 퇴직연금 로보 어드바이저 일임 등 혁신 금융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상품 수익률이 높아야 자금이 몰리는 기본적인 투자전략을 감안하면 초대형사 중심으로만 자금이 몰린 건 이례적이다. 실제로 퇴직연금 유형별 10년 기준 수익률을 살펴보면 적립금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DB형과 DC형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하나증권으로 각각 4.46%, 2.87%를 기록했다. IRP는 대신증권이 3.22% 수익률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모든 유형에서 적립금이 많았던 미래에셋증권 수익률을 살펴보면 DB형 2.21%, DC형 2.05%, IRP 1.87%로 중위권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를 택한 퇴직연금 수요자들도 대형사를 통해 안정적 운용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퇴직연금은 긴 호흡을 가지고 운영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것보다는 장기수익률과 운용능력을 보고 택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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