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세와 소비 부진이 커피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 커피체인들의 9.9위안짜리 커피 한잔을 내세운 저가 공세에 밀린 자영업자들은 자금난으로 도산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중국 남방도시보 등 현지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중국 식음료업계 전문 데이터 업체 훙찬(紅餐)빅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카페만 19만1600곳이다. 이 중 올 들어 10월 말까지 신규 오픈한 카페는 9만5000개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폐업한 카페도 4만4000곳에 달한다. 카페 2곳이 신규 오픈할 때 카페 1곳은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심지어 오픈한 지 두 세 달 만에 문을 닫는 곳도 있다.
너도나도 카페를 차리면서 경쟁이 워낙 치열한 데다가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속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저렴한 커피를 찾으면서 저가 커피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자본력을 등에 업은 대형 커피 체인점이 저가 공세를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나가는 모습이다. 한잔에 8.9~9.9위안(약 1600~1700원)짜리 저가 커피를 앞세운 루이싱커피와 쿠디커피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특히 쿠디커피는 같은 음료 가격을 경쟁사보다 1위안 적게 책정하는 최저가 전략으로 창업 1년 만에 전국에 6000개 이상 매장을 오픈하며 중국 국내 카페업계 신기록을 세웠다. 스타벅스보다 낮은 가격을 앞세운 루이싱커피도 현재 누적 매장 수만 1만8000개로,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 체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커피 저가경쟁 속 한 잔에 20~30위안짜리 커피를 팔던 개인 카페 업자들이 직격탄을 입으며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인 카페 사장은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에 "루이싱과 쿠디커피가 우리 매장 옆에 문을 열면서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루이싱 커피가 매장을 열면서 매출이 40% 줄었고, 이어서 쿠디커피까지 들어와 매출이 반 토막 났다"고 호소했다. 뒤늦게서야 8.8위안짜리 커피 쿠폰을 내놓아 저가 대열에 합류했지만, 자영업자들은 싸게 팔수록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대형 커피체인이라고 해서 저가 공세로 막대한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루이싱커피는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84.9% 늘어난 총 72억 위안 매출액을 거뒀지만, 영업이익률은 2분기와 비교해 5.4%포인트 하락한 13.4%에 불과했다.
스타벅스도 저가 경쟁의 영향을 피해가진 못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고객당 평균 단가는 4% 오른 반면, 중국 고객 평균 단가는 오히려 3% 하락했다. 스타벅스의 중국 동일매장 매출성장률도 5%로, 글로벌 평균(8%)은 물론 북미 지역 수준(6.3%)에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