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요금, 글로벌 평균 수준"... 단말기 가격이 착시 만들어

2023-09-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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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할인 등 적용하면 임금 대비 17.8%... 글로벌 평균 18.1%

요금제와 단말기 분납금 분리해야... 중저가 시장 활성화도 필요

김용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11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상우 기자
김용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11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상우 기자]

우리나라 통신 요금은 세계 주요국 평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약정과 결합할인 등을 적용하고, 임금 대비 통신 요금 비중을 비교한 결과다. 하지만 소비자가 매달 받는 요금 명세서에 표시된 금액은 부담스럽다. 가장 큰 원인으로 비싼 단말기 가격이 꼽히는데, 이 때문에 단말기 분납금과 요금제를 따로 표시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우리나라 통신 요금 수준 바로 알기: 현황과 제언'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국제적 통신 요금 수준 비교를 통해 우리의 현황을 판단하고, 정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그간 업계에선 각 국가별 통신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조사 결과가 인용되면서 국내 통신 요금 수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통신 요금을 여전히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어, 객관적인 자료 기반 정책 마련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용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의 하루 평균 임금 대비 통신비 비중은 10GB 요금제 기준으로 17.8%로 조사국 10개의 평균(18.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제만 놓고 비교하는 기존 조사 방식 대신, 하루 평균 임금과 데이터 제공량 등을 고려한 방법론을 이용한 결과 한국 통신비 비중은 10GB, 30GB, 81GB, 무제한 등 주요 요금제 구간에서 글로벌 평균보다 소폭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회선(월 18GB)과 유선 인터넷(100Mbps)을 결합한 상품의 경우 하루 임금 대비 비중은 한국이 27.4%로 조사 대상 평균인 39.5%보다 크게 낮았다. 우리나라와 환경이 유사한 일본은 임금 대비 63.3%로 부담이 컸다.

다만 김 교수는 국내 5G 요금제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가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 10GB부터 무제한까지 다양한 구간에 포진해 있어 소비자 선택권이 비교적 넓지만, 저가 요금제가 조사 대상 10개 국가 대비 적기 때문에 5G 시작 요금 인하 논의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이용자는 단말기 비용을 요금에 포함해 통신비의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단말기 가격을 포함한다면 현재 중간 수준으로 나타난 요금 부담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며 "단통법을 통해 가격 정보 투명성은 일부 확보됐으나, 여전히 불법 보조금이 살포되고 있어 소비자에게 통신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비용을 분리해 고지하는 등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단말기 가격에 대한 제조사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LG전자가 시장에서 빠지고 나서 과점체제가 됐다. 특히 대형 제조사의 고가 단말기가 집중적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이는 단말기 선택권을 제한하는 요소"라며 "중고 단말기는 이런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한다. 연간 1000만대 정도 중고폰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정부도 단말기 내부 개인정보 문제 등을 해소하고 중고폰 시장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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