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갈 길 바쁜 황병우 대구은행장, 불법계좌 파문 등 사태수습 총력

2023-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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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콘퍼런스홀에서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지난 7월 6일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콘퍼런스홀에서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 준비로 분주한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불법계좌 개설 파문'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닥뜨렸다. 그는 은행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는 한편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꾸려 행내 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재점검에 돌입하는 등 사태 수습에 골몰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최근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임직원 내부통제교육 및 정도경영 실천 다짐행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바른 길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언급했다. 대구은행 일부 직원들의 불법 증권계좌 개설 이슈와 관련해 임직원 도덕적 해이에 따른 은행 신뢰도 추락과 이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황 행장은 또한 임원·영업점 준법감시책임자 등 은행 직원 300여명과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운영방향’이라는 주제의 내부통제 강화교육을 청취했다. 이날 강연자는 권순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초빙됐다. 권 전 부원장은 금감원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내부통제 전문가로, 금융권 내 대형 금융사고와 대형 소비자피해 사건을 전담하는 기획검사국 초대 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권 전 부원장의 강의 내용은 추후 내부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의무 수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황 행장은 또한 '(가칭)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해 은행 내 선진화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내부뿐 아니라 외부인사 등을 영입해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면서 "내부통제 시스템 변화와 임직원 인식제고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시중은행 전환 TFT 운영과 컨설팅 등을 통해 조만간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앞두고 눈코 뜰 새가 없는 황 행장이 이처럼 내부통제에 부쩍 힘을 싣는 배경에는 지난해 대구은행 일부 지점 직원 수십 명이 1000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객이 영업점에서 작성한 계좌 개설 신청서를 복사하고 이를 수정해 또 다른 계좌 개설에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으로 금융감독당국이 대구은행에 대한 긴급 검사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전국구 은행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던 대구은행의 내부통제 미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황 행장은 해당 사건이 알려진 지 일 주일 만인 지난달 17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과 금융당국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 앞으로 유사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토록 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구은행이 금융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이번 내부통제혁신위원회 구성을 통해 고객 중심 쇄신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황 행장은 이번 불건전 영업행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황 행장은 그럼에도 이번 사건과 무관하게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있어) 내부통제 완비와 고객 보호 시스템, 성과평가지표(KPI)가 적정하게 구비되고 잘 시행됐는지 등을 향후 심사 과정에서 여러 점검 요소 중 하나로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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