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59개국 4만3000여명이 참가한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초기 준비 부족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관계 기관 공무원들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지난 8년간 99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일정도 있어 '외유성' 지적도 나온다.
7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 확인 결과 새만금이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국내 유치 후보지로 결정된 2015년 9월 22일 이후 잼버리대회 유치와 선진 문물 탐방 목적의 출장이 총 99회 이뤄졌다.
그런데 자세한 일정을 살펴보면 '외유성 출장'에 가까운 일정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잼버리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일정도 많다.
지난 2019년 10월 부안군 공무원 4명은 '영국의 잼버리대회 개최지 연구 및 파리의 우수축제 연구' 명목으로 10일간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 런던은 103년 전인 1920년 세계잼버리를 개최했고, 파리에서는 아예 개최된 적이 없다.
출장 일정도 영국 버킹엄궁전과 웨스트민스터사원, 프랑스 몽마르트 포도 축제와 몽생미셸 수도원 방문 등 관광 코스로 채웠다.
부안군은 잼버리를 내세워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부안군은 잼버리 개최가 확정된 뒤 '크루즈 거점 기항지 조성을 통한 잼버리 개최지 홍보'란 이름으로 2차례 관련 출장을 떠났다. △2019년 10월 13명, 중국 상하이에서 최장 6박 7일간 크루즈 팸투어 △2019년 12월 5명, 대만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 및 지룽(基隆) 크루즈 터미널 방문 등이다.
정치권에서는 그간 잼버리 대회 준비에 투입됐던 1000억원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017년 세계 잼버리 유치 확정 당시 491억원이었던 사업비가 2배 넘게 증액이 됐다. 하지만 비대한 사무국 조직위와 실무위원회 등 비대한 행정 조직 운영에 상당한 운영비(740억원)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잼버리장 위생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을 비추어 볼 때 유치 후 6년 동안 투입된 예산 1000억원이 적절히 사용되었는지도 의심되는 실정"이라며 "차후 개최할 국제 행사에 이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반드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