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최고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경제가 급속도로 식고 있다. 사우디가 감산을 고수한다면 올해 역성장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 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해 사우디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직전 분기(3.8%)와 전년 동기(11%)에 비해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의 지난해 GDP는 9%로, G20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평균 100달러까지 치솟은 영향이다. 더구나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는 하루 약 1050만배럴을 생산하는 등 유가 급등세를 타고 막대한 양의 원유를 수출했다.
그러나 올해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급격한 감산에 나서면서 사우디의 경제 성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가 감산을 유지한다면, 올해 GDP 성장률이 -1%로 떨어지면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G20 가운데 아르헨티나(-2.2%) 다음으로 낮은 성장률 전망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사우디의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1.2%포인트 낮춘 1.9%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