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프랑스 유제품 업체 다논과 덴마크 다국적 맥주업체 칼스버그의 현지 사업 지분을 장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러시아 제재를 가한 서방을 대상으로 보복에 나선 모습이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초 비우호적인 국가의 기업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법을 도입했다. 지난 4월 독일 가스판매업체 유니퍼의 러시아 자회사 '유니프로'와 유니퍼의 모기업인 핀란드 '포르툼'의 지분을 장악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양사 모두 상당한 규모의 피해를 입게 됐다. 다논 러시아는 이번 조치로 인한 피해가 10억 유로(약 1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발티카 브루어리스도 8개 공장에서 직원 8400여명을 두고 있었다.
양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칼스버그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다논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조치가 재정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양사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러시아내 사업 처분을 정리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칼스버그는 지난달 사업을 매각하기로 하고 러시아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다논은 지난 10월 최대 10억 유로(약 11억 200만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자회사 인수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이번 러시아의 조치는 서방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대러 제재 의지를 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