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조원 수익보고도 전산운용비 1436억원 불과… 전분기 比 12%p ↓

2023-07-0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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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투자협회
자료=금융투자협회

국내 증권사들이 매년 반복되는 전산장애에도 여전히 시스템 개선을 위한 비용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수수료 등으로 수조원의 수익을 챙긴 증권사들은 영업이익 대비 평균 7%에도 못 미치는 비용을 전산운용에 투입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4곳의 총 전산운용비용은 14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63%에 불과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2.11%포인트(p)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17%p 소폭 상승한 수치다.
올 1분기 기준 14개 증권사 중 한화투자증권(13.9%)과 대신증권(11.1%)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증권사의 평균 전산운용비용 비중은 모두 10% 미만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10억원을 전산운용비로 투자했지만, 삼성증권(222억원)과 키움증권(239억원)과 비교하면 투자 비용은 절반 이하에 그친다.

이어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이 영업이익 대비 전산운용비로 차지한 규모는 각각 1.7%, 3.6%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통 증권사들이 전산 운용과 관련해 외주를 맡기기도 하고 키움증권처럼 큰 곳 같은 경우 직접 전산 시스템을 운용하기도 한다”며 “적은 곳은 외주를 맡기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늘리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평균 전산운용비용은 영업이익에서 18.7%를 차지하며 올 1분기보다 상황이 나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도 지난해 전산운용비를 대폭 늘렸다”면서 “삼성·키움·미래에셋은 전산운용비용에만 1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만 운용하는 카카오페이와 토스증권의 경우 타사 평균 전산운용비용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14곳의 평균 전산운용비용은 102억원대였다. 반면 카카오페이와 토스증권의 올 1분기 전산운용비용은 50억원, 23억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사용자 수 증가로 인한 전산운영의 안정성 및 효율성 확보를 위해 클라우드 서버를 확장하고 있어 전산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MTS를 통한 주식거래가 늘어난 만큼 증권사들이 전산운용을 위한 비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주식거래에서 MTS 사용 비중은 2019년 24%에서 2021년 약 40%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MTS의 주식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인색한 운용비로 인해 전산장애가 반복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편의성을 강조하는 방향의 MTS 개편으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간편한 MTS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전날 한국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국내주식 거래는 15분가량, 해외주식 및 파생상품의 경우 약 1시간 정도 먹통이 이어졌다. 지난 3일에는 카카오페이증권의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키면서 40분간 접속이 불가능했었다. 지난달 말에는 토스증권 MTS 일부 계좌에서 보유 종목의 수익률이 1000% 혹은 -99%로 표기되는 문제가 약 30분간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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