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외투자 규모, 20년 만에 첫 감소…동남아만 나홀로 증가

2023-06-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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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2년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 발표

글로벌 증시하락ㆍ강달러 영향에 투자잔액 감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의 해외투자 규모가 통계 편제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 열풍이 일었던 1년 전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글로벌 증시와 강달러 여파로 국내외 투자 잔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미국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투자가 일제히 움츠러든 가운데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투자만 유일하게 몸집을 키웠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비자산을 제외한 한국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74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62억 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대외금융자산 통계가 편제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는 한 나라 거주자의 해외투자를 뜻하는 금융자산(대외투자)과 외국인의 국내투자로 분류되는 금융부채(외국인투자) 잔액을 지역별·통화별로 세분화한 통계다.

대외금융자산을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6733억달러(39.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동남아 2448억달러(14%), EU 2306억달러(13.2%), 중국 1518억달러(8.7%), 일본 487억달러(2.8%)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형태별로는 직접투자의 경우 미국이 1745억달러(27.0%) 동남아 1442억달러(22.3%) 순으로 나타났다. 증권투자 역시 미국으로의 투자가 4230억달러로 전체 투자비중의 57.2%를 차지했다. EU는 그 뒤를 이은 1072억달러(14.5%)로 집계됐다. 기타투자도 미국이 791억달러(26.9%)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번 대외금융자산 추이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잔액 증가다. 한은에 따르면 동남아 투자잔액은 1년 전과 비교해 199억달러 확대됐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동남아 투자잔액 증가는 직접투자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면서 "싱가포르와 홍콩 등지에서 대체투자가 늘어났고, 기업 인수 증가, 야놀자 등 서비스업의 현지 진출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잔액을 가리키는 '대외금융부채'도 1년 새 1423억달러 감소한 1조397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1763억달러)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투자지역별로는 미국이 3245억달러(23.2%)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와 EU가 각각 3132억달러(22.4%), 2284억달러(16.3%) 순으로 나타났다. 직접투자는 EU가 713억달러(26.2%), 증권투자는 미국이 2465억달러(30.3%), 기타투자는 동남아가 847억달러(34.5%)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유 팀장은 "1년 전인 지난 2021년에 비해 국내 주가 하락, 미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모든 지역의 투자잔액이 감소했다"면서 "그 중에서도 미국의 투자잔액이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634억달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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