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등 월가 기관이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오늘 저녁 8시(한국시간)에 금리 결정에 나설 예정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 실시하는 첫 금리 결정이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에 월가 출신 여성인 하피즈 가예 에르칸(44)을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에르칸 총재가 월가 출신인 점에 비춰, 그간 튀르키예가 고수한 괴짜 통화정책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기대한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만장일치로 튀르키예가 2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답했다. 다만, 금리를 얼만큼 올릴지에 대한 전망은 제각각이다. 현재 튀르키예의 기준금리는 8.5%다.
골드만삭스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31.5%포인트 높인 40%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14%,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5%를 전망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3분의 1 이상은 튀르키예의 기준금리가 20%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튀르키예가 금리를 20%까지 올리더라도 현재 인플레이션이 4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20% 수준이다. 이는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50여개 나라 중에서 가장 낮은 실질금리다.
기준금리 인상을 '악'으로 보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좌지우지하면서,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그간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튀르키예 통화인 리라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튀르키예 정부는 지난 18개월 동안 약 2000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에르칸 총재에게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줄지도 의문이다. 그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본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중앙은행 총재를 잇달아 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