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1명이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22일 발표한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마약류 진통제(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은 10.4%로 나타났다. 환각성 물질인 식욕억제제(나비약)를 복용한 청소년도 0.9% 있었다.
펜타닐 대다수 '병원 처방'…9.6% 타인에게 얻어
펜타닐 패치는 주로 병원에서 처방(94.9%)받아 사용했다. 다른 사람(성인)에게 얻은 비율은 9.6%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 음주 경험은 13.7%로 2020년 11.6%보다 늘었고, 흡연 경험은 4.6%에서 4.2%로 줄었다. 술과 담배를 직접 구입한 경우 판매점에서 '성인 인증을 위해 본인 여부나 나이를 확인받아 본 경험 비율'은 각각 18.5%, 16.2%에 그쳤다.
청소년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37.4%에서 47.5%로 10.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생은 2018년 19.6%에서 2020년 33.8%, 올해 조사에선 40.0%로 크게 뛰었다.
최근 1년간 이용한 매체는 인터넷 개인방송·동영상 사이트(96.7%)가 가장 많았다. 메타버스 이용률은 초등학생(70.6%), 중학생(37.3%), 고등학생(15.2%) 순이었다.
돈을 걸고 하는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경험은 카드·화투 게임(4.6%), 온라인 도박게임(2.8%), 인터넷 스포츠 베팅(1.6%) 순으로 많았다.
인터넷 사용 때 다른 사람 아이디를 사용한 경험은 5.8%, 타인 주민등록번호 도용한 경우는 1.7%였다. 이 가운데 도박성 게임을 이용한 청소년의 타인 아이디(20.7%)와 주민등록번호 도용 경험( 9.8%)이 특히 높았다.
청소년 5.5% 성폭력 피해···온라인 피해자 급증
폭력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은 16.3%로, 언어폭력(오프라인 10.6%·사이버 공간 7.3%)이 주를 이뤘다. 다음은 성폭력 피해(5.5%)가 차지했다. 2.5%는 '말이나 눈짓, 몸짓으로 성적 모욕감'을, 1.7%는 '온라인에서 스토킹이나 성희롱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청소년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에 따라 폭력 주요 가해자 중 '같은 학교를 다니는 사람' 비율(2020년 72.1%→2022년 62.2%)은 줄었지만 '온라인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성폭력 2020년 9.9%→2022년 17.3%)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이용 경험은 멀티방·룸카페(13.8%), 일반 숙박업소(3.1%), 비디오·DVD방(1.7%), 무인 숙박업소(1.4%), 유흥·단란주점(0.5%), 나이트클럽(0.3%) 순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71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실태조사는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년마다 실시한다. 올해 처음으로 환각성 약물 사용과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경험 등을 추가했다.
박난숙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청소년들이 더 어린 시기부터 더욱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마약이나 도박 등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