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동결] FOMC의 예견된 숨 고르기…한은도 '동결' 기조 이어갈 듯

2023-06-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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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3월 이후 1년 넘게 이어진 금리 인상 행진이 일단 멈췄다. 연준의 동결 조치에 발맞춰 한국은 통화정책 운용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주요국 통화정책의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아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6월 FOMC 회의에서 기존 5.00~5.25% 수준이던 정책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3.5%)과 미국 간 금리 역전차는 1.75%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은은 내달 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의 금리 동결에 힘이 실리는 주된 배경으로 최근 가계부채 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 2금융권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중심으로 한 부실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점이 꼽힌다. 금통위 입장에선 추가 금리 인상 여파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 또,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하향돼 경기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 물가가 둔화세로 접어들고 있는 점도 동결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1280.5원으로 장을 마감해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화 강세(달러화 약세)는 곧 금통위가 환율 방어 차원에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강하다. 연준이 드러낸 매의 발톱이 국내 통화정책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연말 최종금리 수준을 5.6%로 종전보다 0.5%포인트 높였다. 연준이 하반기에 추가 인상을 단행해 한은이 동결을 이어가면, 한·미 금리차가 사상 최대인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에 대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진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연말 정책금리 전망 점도표를 상향시키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물가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물가가 둔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지만,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에 따른 물가 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높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하반기에도 3%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근원인플레이션의 하락속도도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당기간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높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호주 중앙은행 사례처럼) 한은 역시 추가 인상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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