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세사기 의심거래·피해보증금 '최다' 강서구 전세피해상담소 가보니

2023-06-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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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강서구 화곡1동 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찾아가는 전세피해상담소'에서 주민들이 주거·금융과 관련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임종현 기자]


"전세사기 문제가 커지면서 이사 계획을 전혀 못 세우고 있습니다. 심리적 불안이 커서 상담소를 방문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화곡1동 주민센터 2층에서 만난 이모씨(54)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민센터 2층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주거안정 방안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전세피해상담소'가 운영 중이었다. 상담소에는 직접적 피해자뿐만 아니라 자신도 전세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향후 계획을 진행하지는 못하는 이씨처럼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방문도 있었다. 
또 다른 이모씨(25)는 이달 14일 집 계약이 만료되지만, 집주인이 돈을 줄 수 없는 케이스였다. 직업군인이라는 이모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이 보증보험이 안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집을 매입하기 위해서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강서구는 지난 8일 국토부의 전세사기 중간조사 결과, 전세사기 의심거래 건수가 337건, 피해보증금 규모가 833억원으로 전국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큰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인천 미추홀구에 이어 이달 5일부터 서울 강서, 경기 동탄·구리, 부산 등으로 전세사기 피해상담소 서비스를 확대했다. 
 

화곡1동 주민센터 2층에 설치된 찾아가는 전세피해상담소 전경. [사진=임종현 기자]


이날 찾은 화곡1동 찾아가는 전세피해상담소는 강서구 내에서 화곡본동에 이어 두 번째로 운영된 곳이다. 이날 오후 3시 무렵 찾은 상담소에서는 주민들이 법무사와 법무관에게 각각 법률 상담을 받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법률상담과 함께 금융·주거 상담도 진행된다. 월요일과 수요일엔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도 진행된다. 

현장에서 법률 상담을 맡고 있는 법무사와 법무관들도 주민들의 사정이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법률용어나 계약에 익숙지 않아 전세사기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부분들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명숙 법무사는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 가운데 20대 후반, 30대의 사회초년생도 꽤 있다"며 "전세사기꾼들의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는데 세입자들은 계약이나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사기를 당하기 쉬운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세사기 사건을 계기로 중·고등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 실생활 법률 교육을 받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6월에 계획된 전세피해상담소 운영이 종료된 이후에는 수요가 있는 곳이나 필요 지역 등을 파악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서비스가 종료하더라도 그 지역에서 필요한 수요가 연장해서 운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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