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31일 최근 채권금리 상승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채권도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장외채권 순매수 규모가 20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배 급증한 만큼 손실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는 경고다.
금감원은 먼저 채권도 원금손실이 가능하며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후순위채권은 일반채권에 비해 금리가 높지만 선순위 채권이 먼저 변제된 후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게 돼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때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금융기관들이 팔고 있는 조건부자본증권은 후순위 또는 후후순위(신종자본증권) 채권이어서 변제 순위가 낮다. 또 발행기관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채무상환과 이자지급 의무가 모두 없어지게 되는 만큼 원금손실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
금감원은 "채권은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주식보다 안전하다고 안심하지 말고 채권 발행기관의 파산위험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또 채권투자 시 신용평가회사가 평가한 신용등급만을 확인하지 말고 판매사가 별도로 금융상품을 평가한 상품위험 등급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는 채권 판매시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외에 투자자 입장에서 환매의 용이성, 상품구조의 복잡성 등 여러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 위험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채권투자 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채권투자수익은 채권에서 지급하는 이자와 채권의 매입·매도가격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만약 채권투자자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매입시점에 채권투자수익률을 확정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을 중도에 매도하는 경우 매도시점의 채권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채권의 가격은 시중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이는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신규발행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므로 낮은 금리로 이미 발행된 채권 인기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투자자는 시중금리의 변동에 따른 채권의 가격 변화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향후 시중금리가 낮아져 채권가격 상승이 전망될 때에도 예상보다 금리변동이 천천히 이루어지게 되면 투자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작년 장외채권 순매수 규모는 전년의 4.5배인 20조6천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