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온라인·원스톱으로 손쉽게 신용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플랫폼이 전격 가동된다. 굳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손쉽게 기존에 이용하던 대출보다 더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당초 기대했던 '완전경쟁' 구도는 아니지만 금융당국은 은행권 등 금융사들이 중장기적으로 대출비교 인프라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브리핑에서 "개시 초반 고금리에서 낮은 금리로 이동하거나 제2금융권 고신용자가 제1금융권 중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등 움직임이 예상된다"면서 "새로운 경쟁 시스템 등장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신규 제도 시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환대출 서비스 지원 대상은 금융회사에서 받은 10억원 이하 직장인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보증‧담보 없는 신용대출이 대상이다. 다만 기존 대출을 서민‧중저신용자 대상 정책대출로 갈아타는 것은 보증 여부와 무관하게 가능하다.
금융업권 간 동일한 여신 취급 기준에 따라 대출 조건을 산정받게 되는 만큼 금융업권 간 갈아타기 역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대출로 갈아탈 때 신용카드사가 지켜야 할 대출한도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기준에 따라 대출이 실행된다. 이는 개인 차주가 별도로 확인할 필요 없이 플랫폼상 대출 실행 과정에서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 시간은 은행 영업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운영 초기 관리 차원에서 현재는 은행 점포 영업시간에 맞춰져 있으나 향후 서비스 안정세에 따라 서비스 운영 시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일부 열어놨다. 또 대출 갈아타기를 위해 신용정보를 반복적으로 조회한다고 해서 신용점수가 떨어지지 않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서비스가 갓 출범한 만큼 참여 금융회사가 한정돼 있어 갈아탈 수 있는 신용대출 상품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당초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에 모든 금융회사가 참여해 어떤 플랫폼 내에서도 경쟁이 활성화하는 모습을 기대했으나 기존 대출시장의 큰손인 은행권 참여가 소극적이어서 대부분 앱에서 제한적인 금융상품만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은행만 4곳에 참여하고 우리은행은 2곳, 국민과 신한은행은 한 곳씩만 입점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첫 시행을 앞둔 '대환대출 인프라' 흥행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는 금융회사는 대출 고객 유입보다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종국에는 금융회사 참여가 본격화할 여지가 높다는 시각이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플랫폼에 입점한 금융회사 상품은 향후 신규 고객이 진입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치인 반면 미입점 금융회사 대출은 빼앗기는 위치가 된다"면서 "경쟁이 촉진되면 다수 소비자가 이용하는 플랫폼이 등장하고 이런 플랫폼으로 대다수 금융회사가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