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원자재 가격 하락세 전환···자동차업계 호재되나

2023-05-0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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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분기부터 재료비 절감 효과 기대"

무섭게 치솟던 주요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침체로 인해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자동차 관련 산업의 생산 원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자동차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강해져 판매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제 구리 현물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달 5일 기준 t(톤)당 8560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2월 고점(9436달러)보다 8.4% 떨어진 수준이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작년 말 중국 정부가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부동산 등 경기 부양에 대규모 재정을 쏟아부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구리 가격은 지난 2월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 길을 걸으면서 80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구리는 전선이나 탄약 등 전통 산업뿐 아니라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에 쓰이는 핵심 재료다. 

리튬 가격도 급락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년 동안 약 10배 이상 치솟았지만 현재는 70% 가까이 하락한 t당 18만 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리튬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꺼진 탓이 크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차(친환경차) 구매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전기차 구매 수요가 줄자 자동차 제조사들은 원재료 매입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구리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등으로 올해 에너지와 비료 가격이 작년보다 각각 26%, 3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속과 식량 가격이 각각 8% 떨어지는 등 전체 원자재 가격이 작년보다 2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은 자동차 업계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원자재 가격 인하는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가격은 약 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 중 가장 비싼 배터리 가격이 뛰면서 전기차 가격도 크게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리튬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재료비 절감 효과가 2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2분기에도 호실적으로 보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경기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칠레 구리광산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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