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신규 상장된 코인은 이날 기준으로 총 62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36개와 비교해 72%(16개)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연말께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1만600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 강력한 미국발(發) 긴축 기조 속에 '크립토 윈터'를 보내야 했다. 이후 올해 긴축 기조가 막바지에 달했고 앞으로는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확산하면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다만 신규 상장은 대형 거래소에 집중됐다. 업비트와 빗썸은 올해 신규 상장으로 각각 17건과 36건을 기록했는데 두 거래소에서 상장한 건수만 전체 건수 중 85%를 차지했다. 코인원과 코빗은 지난해 하반기 각각 5건, 13건 상장했으나 올해는 각 4건에 그쳤다. 고팍스 역시 예치 서비스 '고파이' 사태가 터진 지난해 11월 직전까지 하반기에만 9건을 상장했으나 올해에는 지난주 단 한 건 상장하는 데 그쳤다.
신규 상장이 대형 거래소에 집중되는 이유는 규모가 큰 거래소일수록 관심도가 높고 상장 리스크가 덜하기 때문이다. 실제 업비트(약 88%), 빗썸(약 9%) 등 두 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95%를 넘어서기 때문에 여타 거래소보다 상장 매력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비트코인 가격도 꾸준히 올라 한때 3만 달러를 웃돌았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빗썸은) 이미 주인이 교체될 것이란 소문이 과거부터 파다했지만 때가 가까워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면서 "오너 리스크에 불이 붙기 전에 공격적인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해두겠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보수적인 곳은 고팍스다. 고팍스는 지난해 'FTX 사태'가 터진 뒤로 예치금을 되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면서 상장이 꽉 막혀 있다. 다만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하반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 상당한 규제 압박에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새로운 피난처 후보지 중 주요한 후보지로 볼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들을 고려할 때 바이낸스는 어떻게든 고팍스를 살려내려고 할 것이다. 당국과 진행하는 협의가 어떻게든 마무리되면 하반기 더욱 공격적인 상장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