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차별화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역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ADB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 개회식에서 "앞으로도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ADB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韓, ADB 수혜국에서 주도 국가로…尹, 오랜 인연 강조
이날 개회식에 직접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총회가 열리는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경인고속도로는 ADB 지원을 받아 건설한 최초의 고속도로"라며 한국과 ADB의 오랜 인연을 환기했다.
실제로 한국은 1966년 ADB 창립 멤버로 참여한 뒤 차관을 받아 1968년 경인고속도로를 준공하는 등 1960년대 경제개발 첫걸음부터 ADB와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 왔다.
특히 올해는 ADB 연차총회 의장국으로, 2019년 제52차 피지 총회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은 한국이 주최하는 세 번째 ADB 연차총회다. 1970년 수혜국으로서 처음 총회를 개최했고, 2004년에는 공여국 입장에서 두 번째 총회를 주관한 바 있다.
올해 총회는 ADB 회원국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등 각국 대표단, 국제기구, 학계 등 최대 50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추 부총리는 "아시아의 회복을 돕는 열쇠는 자유·개방·연대의 보편적 가치 공유와 긴밀한 국가 공조에 있다"며 "어떤 강대국이나 유능한 집단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공정한 무역의 규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건 연대, 기후 협력 등 분야에서 다층적인 협력 구조를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韓 단독 기금에 1억弗 출연 등 亞 미래 어젠다 제시
우리 정부는 한국의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역내 기여를 홍보하며 기후위기 등 아시아의 미래 어젠다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정부와 ADB는 공동으로 기후기술허브(K-허브)를 서울에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ADB는 기후 관련 사업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1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밖에 추 부총리는 e-아시아 지식협력기금에 올해부터 6년간 1억 달러를 추가 출연하는 약정서에 서명했다. 이 기금은 디지털 분야 지식 공유를 위해 한국이 2006년 설치한 단독 신탁기금이다.
한국은 다자기금인 아태사업준비퍼실리티(AP3F), ADB벤처에도 각각 500만 달러와 300만 달러를 신규 또는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
이번 ADB 연차총회에서 발족하는 다자기금 ADB 프런티어 퍼실리티에도 100만 달러 출연을 약정했다. 이 기금은 아시아 최빈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쓸 예정이다.
아사카와 마사쓰구 ADB 총재는 "한국은 ADB 창립 회원국으로서 차입국에서 공여국으로 지위를 바꾸는 놀라운 변신을 했다"며 "다른 나라들도 한국과 같은 변화를 겪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