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사태 일파만파‥ 김익래-라덕연 소송전 돌입·금융당국 급한불 끄기 안간힘

2023-05-02 17:27
  • 글자크기 설정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핵심인물로 알려진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간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또 이번 사태를 부른 주범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의 관리·감독 미흡을 지적 받아온 금융당국은 CFD 제도에 대한 손질을 약속하는 등 급한 불 끄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은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라 대표는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핵심인물이다.

라 대표는 수년 전부터 투자자를 대거 모집해 불법 일임 매매로 이번 사태 종목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익을 본 사람'이 폭락 사태의 주범이라며 사실상 김 회장을 지목했다.

김 회장 측은 지분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또 키움증권은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 조작세력과 연계됐다는 허위사실을 라 대표가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소송전으로 격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한발 늦은 대응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이날 임원회의를 열고 최근 사건과 관련해 "신속한 조사와 CFD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사건의 조사와 별개로 최근 제기되고 있는 CFD의 제도상 보완 필요사항을 우선 검토해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보완하고, 추후 조사결과에 따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밝혀지면 추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개인전문투자자의 요건은 낮추고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사이 이번 사태가 터졌고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당일 현금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CFD 거래 대상은 전문투자자로 한정돼 있다. 당국이 2019년 전문투자자 요건을 완화하면서 개인전문투자자는 2019년 말 3330명에서 2021년 말 2만4365명으로 급증했다.

증권사들도 CFD 거래를 앞다퉈 도입했다. 2019년 말 CFD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는 4개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개사가 넘는다. 시장도 급성장했다. 2021년 중 CFD 거래규모는 70조1000억원으로 전년(30조9000억원) 대비 약 2.3배로 증가했다.

문제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짚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CFD 거래는 투자위험도가 높고 정보공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조세나 대량보유 공시의 회피 수단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번 사태도 금융당국의 책임을 꼬집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금감원이 지난해 '2022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서 CFD 시장에 대한 위험성을 사전에 감지하고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이미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국이 뒤늦게 제도 보완을 언급하고 나서면서 증권업계에선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매매중단을 지속하기엔 기존 투자자 형평성 문제가 있고 CFD 거래 자체가 문제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아직 당국에서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않아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외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 거래 주체에 대한 모니터링 정도는 필요할 수 있겠지만 CFD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은 CFD보다는 불공정거래 수법이 문제가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