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기업은행장 "세계서 통하는 국내 기술력 발굴·육성…벤처 자회사 설립도 추진"

2023-04-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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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영역 투자 확대해 벤처기업 데스밸리 극복 돕겠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1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임기 동안 IBK벤처대출을 통해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하고 벤처 자회사를 설립해 금융 접근성이 부족한 초기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할 방침이다.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자본도 향후 3년간 2조5000억원 투입한다.

김 행장은 1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원도 없고 국토 규모도 작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술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세계에서 통하는 국내 기업의 좋은 기술이 묻힐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엔젤 영역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가 벤처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IBK캐피탈이 수익성 문제로 투자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벤처 자회사가 나서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같은 김 행장의 구상이 현실화하면 좋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에 수익이 없어 자금난을 겪는 ‘데스밸리’ 구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김 행장은 벤처 자회사의 구체적인 설립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최근 벤처기업에 투자나 금융지원이 안 되고 있고 특히 데스밸리를 건너기 전 단계의 기업에 자금 지원·투자가 상당히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도 “설립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고려할 사항이 많아 정부와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차원에서도 대규모 자금공급을 통해 벤처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목표로 제시된 56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자금공급 계획을 보다 확대하고 김 행장의 임기인 3년 동안 총 200조원 이상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16개인 협력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창업 초기기업 육성 기관) 규모도 약 4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벤처기업 등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 성장시킬 수 있다면 그들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결국 은행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생존 가능성, 성장 가능성, 우량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이런 기업을 발굴하는 게 기업은행의 핵심역량”이라며 “이를 활용해 기업을 선별해 자금공급을 늘려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업은행은 소규모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면서 불거질 수 있는 부실화 문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벤처대출 등에서 불건전한 여신이 발생해도 은행 건전성은 영향이 없도록 대비할 계획이다.

김 행장은 “벤처대출을 취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불건전한 여신 규모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 (기업)대출보다 건전성이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하고는 있지만 심사를 통해 지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조4000억~1조5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고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서를 담보로 해 건전성에 대한 부담은 사실상 없는 편”이라며 “또 중소기업들이 어떤 어려움 겪는지 입체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충당금 추가 적립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행장은 최근 우려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해 기업은행은 현재까지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은행이 보유한 부동산 PF 사업장을 모두 관찰하고 있다”며 “취임 후 자회사 순방 과정에서도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부동산 PF 관련 논의를 했지만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등에서 보유한 사업장 중 문제가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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