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철 기온 변동 폭이 매우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에는 이례적으로 온난한 날씨와 한파가 반복해서 찾아오면서 기온 차이가 역대 1위를 차지했다.
기상청이 9일 발표한 '2022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겨울철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 다만 기온이 높고 낮은 날이 큰 폭으로 번갈아 나타나 평균기온은 평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겨울 평균기온은 0.2도로 평년보다 0.3도 낮았다.
이상고온·한파 동시에 찾아와
이상 한파는 북극 해빙이 예년보다 적어 발했다. 북극 해빙이 적으면 북극 찬 공기가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 지역에 들어오기 쉽다. 기상청 분석 결과 국내 기온에 많은 영향을 주는 북극 바렌츠해 해빙 면적은 1월과 2월 모두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초겨울(12월)이 늦겨울(2월)보다 추운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 초겨울 기온은 영하 1.4도, 올해 2월은 2.5도를 기록하며 기온 차이가 3.9도를 보였다. 1973년 이래 가장 큰 차이다. 2월 한파일수는 0.1일로 역대 가장 적었다.
때아닌 겨울철 호우···남부 가뭄 여전
전국 강수량은 가까스로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겨울철 전국 강수량은 71.6㎜로 평년 대비 78.6% 수준을 보였다. 남부 지역 가뭄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1월 13일 때아닌 겨울철 호우가 찾아와서다. 당시 28.9㎜ 비가 하루 만에 내렸다. 이는 지난 겨울철 강수량의 40.4%에 해당한다.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려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까지 발효됐다. 경남 거제에는 1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남 지역 겨울철 강수량은 100.5㎜로 평년 수준이었지만 광주는 72.2㎜로 평년을 밑돌았다.
눈 소식도 시기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12월엔 눈 일수가 8.0일로 평년보다 2.7일 많았다. 대륙고기압 확장으로 찬 공기가 서해상을 지나오면서 발생한 해기차(바닷물과 공기 온도차)로 눈구름이 만들어져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잦은 눈이 내려서다. 반면 2월엔 남풍계열의 따뜻한 공기 유입으로 평년보다 적게 내렸다. 눈 일수도 평년보다 2.7일 적은 1.7일에 그치며 역대 하위 3위를 기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 겨울 미국은 폭설·한파, 유럽은 이상고온으로 몸살을 앓았고 우리나라도 기온 변동성이 큰 가운데 초겨울에는 폭설, 1월에는 때아닌 호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후 변동성을 계속 감시하고 학계 협력을 강화해 이상기후 원인을 분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