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해 국내 장기 노동생산성이 하락하는가 하면 디지털집약 수준에 따라 서비스산업 내 생산성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상흔효과로 향후 생산성의 추세적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를 돌파하기 위해 기술혁신(디지털 전환 가속화) 뿐 이니라 구조조정, 규제 개선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재정팀 정선영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생산성 변화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 제하의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국내 생산성은 단기적으로는 팬데믹 직후 빠르게 반등하다가 정체되는 전형적인 위기시 경기변동적 패턴"이라면서 "반면 장기적 생산성은 팬데믹 직후 일시적 반등했으나 점차 둔화세가 심화돼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이처럼 생산성 둔화가 심화된 요인으로 불안정한 대외여건과 산업간 재배분효과 소멸, 청산효과 부재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팬데믹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여건 불안정성이 맞물려 성장 회복이 지체된 데다 방역정책 완화로 일시적 생산성 반등을 가져왔던 노동투입량 변화에 따른 산업간 재배분 효과가 2021년 이후 소멸됐다"며 "또 한계기업 비중 등 비효율적 기업 퇴출로 시장 효율성이 개선되는 청산효과가 동반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향후 생산성 변화 추세가 생산과정 전반의 효율성 변동 경로와 기술혁신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 충격으로 인한 장기실업 등 인적자본 잠식, 글로벌공급망 분절화(fragmentation) 등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향후 시장 비효율성 누증에 따른 생산성 하방압력이 증대되는 한편 디지털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확대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중장기 생산성 역시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한 상승효과가 코로나19 상흔효과(생산효율성 하락)에 따른 생산성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한국의 경우 생산효율성(2019년 기준 미국 대비 59.9%)이 OECD 회원국(73.2%)뿐만 아니라 경제규모가 유사한 국가들(1인당 명목GDP 3~5만불)의 평균치(70.8%)를 밑돌아 단순 R&D 투자 등 기술혁신 뿐 아니라 구조조정 등을 통해 추가적인 생산성 개선이나 선진국과의 생산성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과장은 "중장기 생산성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혁신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점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기술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경제환경 마련 등 기술혁신 측면의 노력과 더불어 구조조정 및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시장 전반의 비효율요인을 함께 개선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