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2023년 미국·중국 대전망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하고 한국을 둘러싼 미‧중 등 주요국 경제와 국제질서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미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0.5%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중국 견제와 경제안보 조치에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 주요 경제안보 제도를 출범시켰던 미국은 올해 해당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 기업 M&A 방어를 위해 미국 내 외국인투자심사를 강화하고자 ‘공급망상의 위험성’을 새로운 심사기준으로 추가(지난해 9월)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제3국 기업은 중국과의 관계성을 기준으로 미국 기업 M&A가 불허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중국 전략산업 성장에 국제자본의 투입을 막기 위해서 아웃바운드 투자심사(중국 등 관심국가에 대한 신규 투자, 공장건설, 지적재산 이전 등의 내역을 공개하고 심사받는 제도)를 강화하는 신규 제도 구축에 나섰으며, 이를 제3국에게까지 포괄 적용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내 코로나 확산을 잡을 수 있느냐가 경제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제로 코로나로 중국 경제가 매우 위축된 상태지만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1분기 안에 경제 회복이 두드러진다면 중국이 원하는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인 5%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중국 주요 정책들이 최근 급속히 이뤄지면서 이에 따르는 불안감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은 시진핑 집권을 위해 중국 내 정치 이슈가 경제 이슈를 눌러 왔지만 앞으로는 경제 이슈가 전면에 부상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세부적으로 올해 정치·경제 안정화를 위한 고용 회복 정책을 필두로 플랫폼 산업 규제 완화, 소비 진작을 위한 보조금 및 세제혜택, 부동산 압박의 정상화 조치 등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경제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봤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중국은 시진핑 3기 출범 이후 대내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미중 갈등 활용과 공동부유(다 같이 부유해지자는 중국식 국정기조), 대만통일 이슈화, 빅테크 기업 규제, 국가안보 기조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로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내수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 등 표면적인 위험요인에 더해 잠재적으로 중국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당국이 제로 코로나 완화 이후 내수 진작과 외국인 투자유치 등 경제 활성화 제도들을 전격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져 우리 기업들이 관련 제도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대진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기조연설을 통해 “대외환경변화와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꺾이지 않는 수출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를 최전선에서 이끄는 기업인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산업부는 기업인들이 어려운 통상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태호 원장은 올해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미중 힘겨루기와 세계경제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인도, 동남아시아,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중국을 탈피한 공급망 구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