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만장자 투자자들 증시 전망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비관적"

2022-12-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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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33%, 내년 S&P지수 15% 이상 하락 예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백만장자 투자자들이 내년 증시 전망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비관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CNBC 방송이 지난달 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 자산을 보유한 미국인 7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백만장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6%는 내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응답자의 33%는 15%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이번 설문의 응답자들은 내년은 증시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에만 18% 급락한 S&P 500지수의 내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CNBC는 "백만장자들은 주식시장의 불경기로 인해  자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공동으로 설문을 진행한 스펙트럼 그룹의 조지 월퍼 회장도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백만장자들이 예상한 것 중에 가장 비관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백만장자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선택한 대안은 '현금'이다. CNBC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중 약 46%가 지난해보다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응답자 중 17%는 "훨씬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들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백만장자 투자자가 보유한 비중은 85%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이들의 주식 가치가 하락하고, 시장이 위축된다면 주식 시장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할 우려가 있다. 설문에 답한 백만장자 투자자 중 약 33%가 15% 이상의 큰 하락을 예상한 만큼 전체 시장의 하락으로 이어질 도화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세대별 전망 차이도 뚜렷하게 나왔다. 청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은 주식으로 인해 자신의 자산이 상승할 것이라고 본 반면 기성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5년생)는 자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 절반 이상은 S&P 500 지수가 내년에 10% 이상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의 81%는 내년 말 자산이 현재보다 늘 것이라고 봤다. 특히 응답자 중 46%는 자산이 10% 이상이나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기성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 응답자의 61%는 내년 자산이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해 대조를 이뤘다.

고금리 시대 경험 유무가 세대별 내년 주식 시장의 전망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월퍼 스펙트럼 그룹 회장은 "밀레니얼 세대 백만장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변한 환경을 겪어본 적이 없다"며 "이들은 연준의 양적 완화 정책만 봤으며, 지금처럼 공격적인 매파 정책을 본 적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월퍼 회장은 청년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는 주가 하락 후 빠른 반등만을 봐왔지만 고령층인 베이비부머 세대는 1970~1980년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10년 이상의 하락장을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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