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쪽 반도체 강국 탈피"···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나선다

2022-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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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자외선 노광장비 독점생산 ASML社

국내 캠퍼스 설립하며 시너지 효과 기대

대만 대비 부족한 핵심 EUV 장비 확충

협업 강화 통한 일자리·산업안정성 확대

메모리에 편중 투자하고 있던 국내 반도체 산업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강화에 본격 돌입한다. 메모리 부문에서 글로벌 최정상의 위상을 확보한 상황에서 파운드리마저 섭렵해 완전한 반도체 강국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위축 상황에서 메모리에 비해 경기에 따른 부침이 심하지 않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성공한다면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들은 첨단 장비 확보 이후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생산 설비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설비 확충 경쟁 중···ASML 생산하는 EUV 장비 '품귀'
ASML은 16일 경기도 화성에서 뉴 캠퍼스 기공식을 열고 국내 기업과 시너지 확대를 추진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ASML과의 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게 된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생산하는 업체다. 노광은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뜻한다. 회로를 미세하게 새길수록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칩 수량이 늘어난다. 삼성전자 등은 EUV 노광 장비를 주로 파운드리 D램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ASML이 주목 받는 것은 최근 파운드리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한 인프라 경쟁 차원으로 분석된다. ASML의 EUV 장비는 연간 40대가량 생산되는 데 불과하다. EUV 장비는 생산에만 2년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공급 물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만 TSMC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서로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서 치열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대만에 비해 파운드리 부문에서 다소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의 경우 더욱 핵심 설비인 EUV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실제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 라인이 보유한 EUV 장비 수는 15대가량으로 파악된다. 이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100대 이상을 보유한 것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때문에 ASML과 협업을 강화할 수 있다면 EUV 장비를 크게 늘려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메모리 치중해왔던 국내 반도체 산업···"파운드리 육성 기회"

국내 반도체 기업은 이번에 ASML과의 협업을 통해 파운드리 부문을 강화해 완전한 반도체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은 다소 메모리 부문에 치중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 중 메모리 비중이 각각 76%와 94%로 절대적인 수준을 차지한다. 문제는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메모리 부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요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10~15%, 13~18% 떨어진 것에 이어 4분기에는 추가로 13~18%, 15~20%로 하락 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재계에서는 파운드리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삼성전자 등은 메모리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파운드리 육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발표한 450조 대규모 투자 계획도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위주로 수립됐다. SK하이닉스도 장비 확보가 가능하다면 본격적인 생산 설비 확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집중해왔던 메모리 부문은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굉장히 큰 폭으로 변해 부침이 심하다"며 "ASML과의 협업을 통해 파운드리 부문을 제대로 육성해 반도체 산업의 안정성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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