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두 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그동안 내수와 서비스업 생산을 중심으로 이어진 경기 회복세가 둔화한 모습으로 파악된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0(2015년=100)으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이 지수는 올해 1월(-0.3%), 2월(-0.3%)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가 지난 3월(1.6%)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 4월(-0.9%)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5월(0.7%)과 6월(0.8%) 들어 반등한 이후 7월(-0.2%)과 8월(-0.1%)에 다시 고꾸라졌다.
통계청은 8월 초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스코 등 주요 제철소가 가동을 중단한 게 광공업 생산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같은 기간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8(2015년=100)로 전월보다 1.8% 줄었다. 소비는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후 8월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8월 이른 추석 준비로 음식료품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로 의약품 판매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투자는 반도체 제조설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월 대비 2.4% 감소,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11.5%) 투자는 늘었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0.1포인트 내리며 3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두 달 만에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면서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지만, 통계청은 아직 경기 하향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최소 6개월가량 일관된 흐름을 보여야 경기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어 심의관은 "내수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출과 제조업이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