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생존자 "남녀 4~5명이 '밀어' 소리쳤다…비명소리도 들렸지만..."

29일 밤 압사 참사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사고 때 골목길 행렬 뒤에서 4~5명의 남녀가 '밀어'라고 외쳤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생존자 A씨는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밀어"라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인파 속에서 거의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있었으며 이리저리 떠밀려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은 40분 정도로 체감됐다"고 말했다.

이어 '밀어' 부분에 대해 A씨는 "처음에는 4~5명의 남성과 여성분들이 '밀어'라는 말을 시작, 그 이후 여러 명이 그 말을 따라하고 미는 압박이 더 강해졌다"며 "4~5명이 '밀어'를 외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목소리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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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또 다른 사람들이 '뒤로'를 외쳤지만 "클럽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랫소리가 커서 앞쪽에 많은 분들이 뒤로, 뒤로를 못 들었던 것 같다"며 "엄청 가까이 있는 바로 옆 사람들과는 대화가 됐다. 그런데 바로 한 사람을 건너뛰면 대화가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넘어진 사람들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들렸지만 사람들이 신나서 지르는 소리인 줄 알고 더 밀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주변에) 의식을 잃어 눈에 초점이 없는 분이 있었고, 얼굴색도 변한 분도 있었다”며 “제가 본 건 여성 두 명, 남성 한 명이었다. 대로변으로 나와 보니 구조된 분은 바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황은 바닥에 CPR을 받는 사망자 분, 그분들을 옮기는 소방관이 많이 온 상황이었다"며 "거의 10~20명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일반인도 열심히 CPR을 하고, 친구인 것 같은 분은 '일어나'라고 하며 CPR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구급차) 진입은 엄청 어려웠다"며 "(경찰이 비키라고 해도) 그것도 코스프레인 줄 알고 잘 안 비켜줬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씨는 현재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회복하고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며 “저는 살아 나왔는데 많이 다치신 분들도 있고 사망하신 분들도 계셔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