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은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국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3%(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이는 0.1%를 기대했던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수준이나 2021년 3분기(0.2%) 이후 1년여 중 가장 낮다. 한은은 이번 결과에 대해 "조사국 전망치와 대체로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3분기 성장률은 순수출 부진(수출 둔화와 수입 확대)에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개선됐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같은 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1.9% 증가했다. 정부 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역시 비주거용 건물 건설과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각각 0.4%, 5.0% 증가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는 일상 회복으로 인한 대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음식과 숙박, 운수 문화 등 서비스 중심으로 상승했고 재화 소비도 모든 부분에서 증가했다"며 "투자는 반도체와 기계, 제조용 장비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디스플레이 장비도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성장률은 민간소비 등 영향으로 시장 기대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4분기에는 이 같은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수출 둔화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악재가 지속되면서 자산가격 하락,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 소비 회복세가 약화돼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 4분기 소폭 마이너스 성장에도 연 성장률 목표치인 2.6% 달성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황 국장은 "품목별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0% 중심으로 소폭 마이너스나 플러스를 기록하더라도 연간 성장률이 2.6%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민간소비는 금리 상승과 물가 향방 등 요인도 있어 회복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며 "이달 초부터 20일까지 수출을 보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경제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아 4분기에 (성장률이) 어떻게 될지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