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소부장 스타트업 100’ 사업에 상대적으로 매출, 투자 규모가 큰 기업이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트업이 초기 민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마저 ‘빈익빈 부익부’에 치우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소부장 분야 창업 활성화’라는 사업 취지를 고려하면 비교적 경영 기반이 안정적인 기업보다는 기술력이 있음에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업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부장 스타트업 100에 선정된 업체는 전체 신청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투자‧수출‧고용 면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부장 스타트업 100은 중기부가 소부장 산업의 기술자립도를 제고하고 대‧중견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시작했다. 선정 기업에는 최대 2억원까지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융자‧보증 한도 우대와 연구개발(R&D)‧기술보증 등을 연계 지원한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60개사를 선정하는데 총 1623개사가 신청해 경쟁률 27대 1을 보였다.
중기부는 기술의 시장성과 확장성, 성장 가능성, 사업성 등을 고려해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선발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선 소부장 산업이 원천기술 확보 및 사업화, 양산, 상용화, 수요처 확보 등 난제가 많은 만큼 자력으로 민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기업 대신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화가 막막한 초기 스타트업이나 예비 창업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중기부도 사업 신청 자격을 7년 이내 창업기업으로 한정하고 예비 창업자까지 신청 대상에 포함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췄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이래 예비 창업자가 선정된 사례는 전무했고, 고용 인원이 없는 업체를 선정한 사례도 2020년 한 해를 제외하곤 지난 2년간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소부장 스타트업 100은 소부장 업종 창업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 사업이므로 민간에서 투자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업체보다는 이제 막 창업해서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화가 막막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