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플랫폼 IPO '빨간불'… '오늘식탁 경영난' 유탄 맞나

2022-09-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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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업종 유동성 위기가 악재로

출혈경쟁 한계에 투심 악화 재부각

"기업 급해지면 IPO서 제값 받기 힘들것"

[사진=컬리]

오늘식탁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같은 유통 플랫폼 기업 컬리와 오아시스가 유탄을 맞는 모양새다. 유동성 축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동종 업계 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해당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앞서 상장한 유통 플랫폼 기업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의 IPO가 순탄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오아시스는 적극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컬리는 8월 22일 승인을 받았다. 이에 컬리는 내년 2월 전에 증권신고서 제출과 수요예측 등을 거쳐 상장해야 한다. 상장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JP모건 등이 주선한다.

오아시스도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임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이달 중으로 예심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상장 심사가 완료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오아시스 상장 주관사 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하지만 오늘식탁 유동성 위기라는 복병이 등장했다. 이들 세 기업은 모두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라는 같은 사업모델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피어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식탁이 자금난으로 인해 자사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상품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컬리는 장기 수익성 제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늘식탁이 마지막 투자 유치 이후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앞서 오늘식탁은 지난 7월 하나벤처스에서 50억원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매출 약 195억원 대비 25%에 달하는 수준이지만 높은 자금 수요로 인해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자금이 동난 셈이다. 업황 영향을 강하게 받는 유통업종 특성을 감안하면 다른 플랫폼 기업들의 자금 수요도 적잖을 것으로 추정된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용자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유통 플랫폼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컬리도 유동성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익성 제고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규모 측면에서 오늘식탁과 컬리, 오아시스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영향이 없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귀띔했다.

장외시장에서는 이미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서울거래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1일 5만2000원이었던 컬리의 비상장주식 가격은 7일 4만8000원으로 7.69%(4000원) 급락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도 5만500원에서 4만6900원으로 7.13%(3600원) 약세를 보였다.

유동성 축소로 인해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심이 악화된 점도 IPO에 악재다. 올해 IPO를 추진했던 플랫폼 기업들은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멀티OS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했던 원스토어는 지난 5월 진행한 수요예측이 부진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는 수요예측 참패로 인해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 아래로 재조정하면서 증시에 입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상장을 강행하는 것 자체가 해당 기업이 급하게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며 "기업이 급해지면 IPO에서 제값을 받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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