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협회장 "전 세계 반도체 생산 균형 다시 맞출 것"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이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협회 사무실에서 워싱턴특파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코트라·연합뉴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칩 4(Chip 4) 등과 관련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반도체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려는 게 아니고 균형을 맞추려고 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업계를 대변하는 뉴퍼 회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협회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 언론 워싱턴특파원단과의 공동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 양국이 매우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퍼 회장은 “1990년 미국은 세계 반도체의 약 37%를 생산했지만, 지금은 12%에 불과하다. 미국의 생산 비용이 외국보다 25~50% 비싸서 초래된 일”이라며 “반도체지원법은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대규모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취약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반도체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려는 게 아니고 다시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인 한국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퍼 회장은 “미국은 로직칩, 설계, 장비 경쟁력이 매우 강하고 한국은 메모리 분야 강자”라며 “양국 관계가 이미 매우 보완적이라 반도체지원법이 양국 협력을 더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미 몇몇 한국 기업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했으며 첫 징후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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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대만 기업도 미국에서 더 많이 생산·설계하기로 약속했다"며 "유사 입장국이 협력한다는 점에서 우리 공급망 강화의 장래는 밝다”고 했다.
 
반도체지원법의 지원을 받을 경우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안전 장치) 조항과 관련해서는 “가드레일은 미 의회가 기술 정책에 있어서 중국을 매우 불안하게 여긴다는 정치적 현실을 반영한다”며 “가드레일을 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무부와 다른 부처가 준비 중인 반도체지원법 시행 지침이 삼성과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게 충분한 유연성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퍼 회장은 중국 진출 제한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한·미 협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미국 반도체산업은 매출의 약 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며 “중국 같은 주요 시장에 대한 접근이 많이 감소하면 연구개발에 투자할 자금도 감소하고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정책입안자들이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긴밀하고 신중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일반적인 반도체 정책뿐 아니라 중국과 관련해서도 협력해야 한다. 너무 많은 게 걸려있어 잘못 대응하는 게 용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칩4와 관련해서는 “4개국 간에는 협력할 영역이 확실히 있다. 그중 하나는 당연히 공급망 회복력”이라며 “이미 양자 차원에서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4개국 간에도 협력을 강화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유무역”이라며 “4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강화를 위해 협력하고 이를 통해 2015년에 마지막으로 확대한 WTO 정보기술협정(ITA)을 다시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