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뒤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방문에 중국은 다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의 로이터 등 외신은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주대만미국협회(AIT)가 14일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민주당 에드 마키 상원 의원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 5명이 인도·태평양 순방의 일환으로 대만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대표단에는 민주당 소속인 존 개러멘디, 앨런 로언솔, 돈 바이어 하원 의원과 공화당 소속인 아우무아 아마타 콜먼 라데와겐 하원 의원이 동행했다.
고위 미국 의원 대표단은 14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대만에 도착했으며, 15일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예정이다. AIT는 성명을 통해 "중국이 군사훈련으로 대만해협과 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마키 의원이 다시 한 번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미국 의회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회 대표단은 미국과 대만 관계, 지역 안보, 무역 및 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 변화, 그리고 다른 중요한 상호 관심사들을 논의하기 위해 대만 고위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단을 이끄는 마키 의원은 미국 상원 외교 관계 동아시아, 태평양, 국제 사이버 보안 소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마키 의원실은 "(이번에 방문한 의원들은) 대만관계법, 미·중 공동선언, 6자회담의 지침에 따라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대만해협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촉진할 것이다"라면서 "대만해협 긴장완화와 반도체 투자 등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등 공동의 이익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부문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의회 의원들이 수십 년 동안 대만을 방문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같은 방문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위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대표단은 앞서 한국을 방문한 뒤 대만을 찾았으며, 대만 외교부는 14일 미국 공군 수송기를 타고 타이베이 시내 송산공항에 도착한 국회의원 4명과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마키 의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뒤 미·중 간의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이후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고강도의 무력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