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中, 4가지 해법으로 경기부양 올인

2022-06-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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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상하이 도시 봉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심각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1분기 4.8%도 목표치 5.5%에 부족한데 2분기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1~2%대로 거의 바닥을 찍을 전망이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부랴부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3.5~4%대로 하향 조정했다.

결국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인 리커창 총리가 긴급 소방수로 직접 나섰다. 지난 4월 29일 중앙정치국 회의와 5월 23일 상무회의를 진행했고, 바로 다음날인 24일 국무원 문건으로 ‘6대 영역 33개 종합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5월 25일 전국 고위급 간부가 전원 참석한 긴급회의를 개최해 2022년 각 지방정부별로 경기 부양책을 5월 말까지 마련하라는 긴급명령을 내리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14억 인민을 이끄는 공산당 리더십의 지표이자 바로미터다. 제로 코로나 정책과 경제성장이라는 목표가 충돌하는 시점에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33개 종합 부양책은 7대 재정정책, 5대 통화정책, 6대 인프라 투자와 소비촉진, 5대 식량·에너지 안보 보호장치 마련, 7대 산업 공급망 확보, 3대 기본 민생 보장 정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크게 조세 감면, 대출 확대, 소비 촉진, 인프라 투자 확대 등 4가지 해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조세정책은 코로나 영향을 받은 도소매업, 숙박, 교육 등 서비스 기업에 대한 증치세 환급과 일자리 안정을 위한 중소기업의 사회보험비용 유예기간 확대 등을 통해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시장 주체의 부동산 임차료 단계적 감면과 수도료, 전기료, 통신비 인하 등 각종 공공요금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출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개인주택과 소비대출 등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고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지원을 확대해 가계소비와 기업투자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실제대출우대금리(LPR)를 지속적으로 인하해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고자 한다. 기존 부동산 규제에서 완화로 전환된 것은 그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단시일 내 시장에 반영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미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사의 월간 신규 주택 판매 금액이 1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부동산 구매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그 이유는 중소형 부동산개발사의 디폴트 사태가 속출하면서 주택구매 심리가 위축되었고, 정부의 집값 상승 억제 방침으로 투기적 수요도 감소한 요인이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15일과 20일 주택 모기지론 금리 인하 및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하며 주택을 구입하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자칫 잘못하면 부동산 기업들의 재무 리스크 확대로 중소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사태가 하반기 경제에 주요 리스크로 대두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소비 촉진 정책은 자동차, 대형 가전 구매 시 정부보조금 지원과 디지털 위안화 소비쿠폰 발행을 통해 내수소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말까지 자동차 구매 시 50% 세금 감면 및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선전은 소비쿠폰을 5억 위안(약 955억원) 규모 발행했고, 상하이는 비상업용 차량 번호판을 4만개 신규 발급하고, 전기차로 교체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조금 1만 위안(약 190만원)을 지원한다. 그런데 지속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지난 두 달간 도시 봉쇄로 인한 소득 감소, 실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제외한 기타 도시에서 중국인들의 보복소비가 단시일 내에 일어날 수 있느냐다.

넷째, 수자원, 철도교통, 도시배관 및 정수처리 시스템, 농촌도로 개량보수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각 지방정부 상황에 맞게 홍수 대비, 재난 방지, 노후 배관시스템 등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해 사업을 진행하라는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긴급회의에서 올해 지방정부에 배정된 3조4500억 위안(약 645조원) 규모의 특수목적 채권 발행을 6월 말까지 끝내고 8월 말까지 모든 자금을 조기 소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특히 하반기로 잡힌 5G 통신망과 데이터 센터 등 신형 인프라와 신재생 에너지 대형 프로젝트의 조기 집행을 강력히 주문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종합 부양책을 통해 크게 2가지 측면에서 향후 중국 경제를 전망해 볼 수 있다. 첫째, 과거 소비 중심의 경제성장보다 올해는 수출과 투자 중심으로 경제를 지탱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2021년 기준 소비지출이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65.4%였지만 올해는 소비만으로는 목표치 5.5%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 2021년 6747억 달러의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증가율 약 30%로 선방하면서 8.1%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결국 올해도 수출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4%대 경제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금리 인하와 지준율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대외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4월 중순부터 공장 조업 재개를 위한 666개 화이트리스트 기업을 발표하고 전후방 산업공급망 회복에 속도를 내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리커창 총리가 ‘수출 물동량 및 공급망을 회복하라’고 지방정부 관료들에게 강력히 주문한 것도 같은 논리다.
 
둘째, 우크라이나 사태와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하반기 전력·원유난, 원자재난, 취업난 등 3대 난(難)이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정부는 각 지방별로 3대 난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고, 그에 따른 세부적인 지침도 하달한 것으로 보인다. 전력·원유난과 원자재난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확대하고 공급체인별로 안정화 보호 조치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대졸자 및 농촌 인력의 취업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발표될 것이다. 이미 4월 도시실업률이 6.1%로 정부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는 상태에서 6월 1076만명의 대졸자가 사회로 쏟아져 나온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도시 봉쇄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간 농민공과 농촌 노동자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 향후 중국 정부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이다. 중국 경제와 커플링되어 있는 우리 경제의 구조상 3대 난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는 10월 20차 당대회, 코로나 변이 확산 등 중국 정치경제에 매우 중요한 해인 만큼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변화의 날갯짓이 어떠한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촘촘히 그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박승찬 필자 주요 이력
△중국 칭화대 경영전략박사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통상전문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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