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기업과 노동을 단순히 이분법으로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 전 총리는 이날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규제 완화나 기업 활성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노동시장과 불균형이 좀 우려되지 않냐'는 질문에 "이제 원론적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한 것이고 노동 정책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개혁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노동 쪽에 불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꼭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며 "규제 완화는, 특히 예를 들어 기업이 잘된다는 것은 노동에도 좋은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총리는 "이분법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며 "기업만 잘되라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에 대해 언급하며 "자유시장경제를 잘해야 한다"며 "추가로 반지성주의라는 말도 있지만 이제 우리 정책에 잘 투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 얘기를 잘 들어야 한다"며 "지금 정부 내에도 전문가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지만 정부 밖에도 전문가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 반대되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전 총리는 "잘 듣고 그러다 보면 추진하는 쪽이 놓친 부분도 많이 나온다"며 "반지성주의에 대응하는 좋은 방안이 아니냐"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 연설에서 "정치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위기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지목했다.
또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냐'는 질문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요즘 기성세대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며 "한쪽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 한편에서는 경기 불황을 막아야 하는데 정책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는데 중앙은행 총재가 웬만해선 올린다 내린다는 예고를 안 한다. 그만큼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유 전 총리는 "금리 대책이라는 게 인플레이션 시기엔 할 수 없이 해야 하는데, 한국처럼 부채가 많은 국가에서는 더 고통스러운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럴 때 재정이 도와줘야 한는데 아시다시피 한국 재정이 도와줄 여력이 이제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