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부총리급 인사를 보냈던 관례를 깬 것으로, 한·미 동맹을 견제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10일 열리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왕 부주석을 축하사절 대표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초기 권력 기반을 다진 반부패 사정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시 주석의 전폭적인 신임 아래 그의 '오른팔'로 불렸다.
이런 전례에 비추어 윤 대통령 취임식에는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나 한정(韓正) 국무원 부총리가 올 것으로 예상됐다.
외교가에서는 왕 부주석 참석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단순히 격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새 정부에서 더욱 공고해질 한·미 동맹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봤다. 중국이 윤석열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시 주석과 가까운 인사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한·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왕 부주석 참석 여부에 대해 "외교 관례상 그 나라에서 먼저 참석 의사를 공개한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