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지금도 간첩이? 암호화폐가 뭐길래... 北에 軍 기밀 유출한 육군 대위

2022-04-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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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군 내부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현역 육군 대위가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동기가 가상자산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매체에 따르면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사·국군 기무사령부 후신)의 육군 모 부대 소속 대위 A씨가 북한에 포섭된 것으로 전해진 B씨에게 군 기밀을 넘긴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B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가로 알려졌다. A씨는 군 기밀을 제공하는 대가로 B씨로부터 암호화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사 관계자는 매체 인터뷰에서 “A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 같다”며 “현재 A씨에 대한 조사가 완료돼 (안보사가) 조만간 이 사건의 전모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북한이 암호화폐 계정을 해킹해 엄청난 돈을 빼돌리고 있다”며 “B씨가 A씨에게 건넨 암호화폐의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군 기밀 유출 사건은 몇 차례 있었다. 그중 지난 2010년 6월 현역 육군 소장 김씨가 암호명 ‘흑금성’으로 알려진 대북공작원 출신 간첩 후배 박씨에게 포섭돼 2005∼2007년 우리 군의 작전 교리와 야전교범을 북측에 제공해 큰 파장이 있었던 바 있다.
 
김 소장의 군 후배인 박씨는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안기부 대북공작원으로 일하다 지난 1997년 남북을 오가면서 북한 실력자를 접촉했다는 이른바 ‘북풍 사건’으로 정체가 드러났던 인물이었다. 이후 중국에 머물며 대북 사업을 해오다가 다시 북한 공작원에 포섭된 뒤, 김 소장 등에게 접근해 군사기밀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소장이 박씨에게 넘겨준 군사 정보에는 대대·중대 등 각급 제대(梯隊)별 운용 및 편성 계획, 작전 활동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암호화폐를 돈세탁해 일명 ‘검은 돈’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수법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커들이 암호화폐를 집중 공략해 전 세계에서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가 북한 정권의 새로운 ‘돈줄’로 변질된 셈이다. 북한 해커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출신인 암호화폐 정보업체 TRM랩스의 닉 칼슨 분석관은 “북한의 경우 추적당할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고 거액을 한꺼번에 믹서에 넣었다가 뺐다”며 북한의 암호화폐 범죄를 언급했다. 또 북한 해커들은 또 빠른 현금화를 위해 돈세탁에 필요한 난독화(obfuscation·프로그램 코드를 분석하기 어렵게 만드는 작업)를 ‘덜’ 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과감한 돈세탁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선 “북한 해커들이 북한 정부 조직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닉 칼슨 분석관은 “북한의 암호화폐 범죄를 보고 있노라면 진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정말 놀랍다”며 “해킹 한 건으로 몇 년 동안 광물을 수출해야 벌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데, 핵 프로그램을 몇 개월 가동할 수 있는 엄청난 수익”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22일(현지 기준) 북한의 대표적인 해커 집단인 ‘라자루스 그룹’과 연관된 암호화폐 ‘이더리움’ 지갑 주소 3개를 추가로 제재 명단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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