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다고 무시했는데...도트 그래픽 메타버스, 회의·전시·협업까지 진출

2022-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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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낮은 2D 그래픽 메타버스로 수 만명 동시 접속도 지원

화상회의 시 생기는 줌 피로, 아바타 대신 내세워 덜 수 있어

젭, 오비스 등 국내 2D 메타버스 플랫폼도 승승장구

대표적인 2D 메타버스 게더타운 [사진=게더타운]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고화질 그래픽으로 꾸며진 가상세계와 이 안에서 서로 교류하는 3D 아바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여기서 쇼핑이나 금융 등 각종 현실 서비스와 연계해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또 다른 '나'의 모습으로 가상세계를 살아가는 것은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이러한 메타버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직까지 쉽게 접하기 어렵다. 우선 방대한 세계를 가상공간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를 구성하는 콘텐츠 제작이 필요하며, 기업이 이를 실시간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사용자단에서도 고품질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이 필요하다. 현재 PC와 연결하는 고성능 헤드셋 가격은 100만원 내외며, PC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독립형 헤드셋은 40만원 내외다. 가격 부담과 함께 VR 헤드셋을 장시간 착용할 때 발생하는 VR 멀미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트 그래픽 중심의 2D 메타버스가 업무, 회의, 전시·박람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도트 그래픽 기반 메타버스는 구동에 필요한 사양이 낮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화상과 음성을 이용한 대화 기능을 접목해 참여자 간 소통 역시 챙길 수 있다.

◆화상회의에 2D 아바타 더했더니...줌 피로 덜고 소통은 높여

2020년 9월 2D 그래픽 기반 메타버스 게더타운이 등장하면서 업계는 신선한 충격에 빠졌다. 웹캠, 마이크, 채팅 등을 통한 의사소통은 코로나19로 확산된 화상회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가상공간과 사용자를 대변하는 캐릭터의 도입은 기존 화상회의의 개념을 새롭게 만들었다.

1990년대에나 볼 법한 RPG 만들기 수준의 그래픽과 아바타에도 불구하고, 나와 상대방의 캐릭터가 공간에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함께 있는 느낌을 줬다. 특히 상대방 아바타와의 거리에 따라 상대방 목소리 크기가 달라지는 기능을 통해 소규모 대화나 사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화상회의로 인한 '줌 피로'를 덜어내는 것은 물론, 아바타의 감정표현 기능을 통해 비언어적 소통까지 가능하게 했다.

국내외 스타트업은 실제 사무실 대신 게더타운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례가 늘어났으며, 게더타운은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몰입도 높은 고사양 메타버스를 기대한 사용자에게는 '이게 메타버스냐'라는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디지털 세계에 공간을 구현하고, 물리 세계의 사람이 모여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개념은 충분히 이룬 셈이다.

◆국내 2D 메타버스 플랫폼 젭, 회의·전시·교육 등 다방면으로 확대

슈퍼캣과 네이버제트가 함께 설립한 메타버스 기업 젭(ZEP)은 동명의 2D 메타버스 플랫폼 젭을 올해 3월 선보였다. 도트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는 쉬운 조작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으며, 웹 브라우저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최대 5만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어 대형 콘퍼런스나 전시회에도 어울린다.

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 과정에서, 젭을 이용한 메타버스 오피스 투어도 함께 진행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사무실 모습을 젭에 구현하고, 여기서 채용 담당자와 구직자 사이의 Q&A 세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라인플러스(이하 라인)는 사내 개발자 인공지능(AI) 교육에 도트 그래픽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라인은 젭을 활용해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교육 참여자에게 기프티콘을 제공해 메타버스 환경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온라인 AI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상호 작용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사내 소통 채널을 통해 공지사항 전달, 수강생 관리, 질의응답 등 메타버스 기반 실시간 소통을 이어가기도 했다.

네이버는 오는 5월 3일 개최하는 '네이버 검색 콜로키움'을 젭을 통해 기획·제작된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열린다. 검색 콜로키움은 네이버 쇼핑, 지역기반 서비스 등 각종 검색에 적용된 AI 기술과 함께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 모델(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인식하는 AI) 및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성과를 소개한다. 특히 네이버에 재직 중인 연구원과 함께 메타버스 공간에서 토의 세션을 진행하며 전문적인 식견도 나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트 그래픽 기반 메타버스는 업무에도 활용된다. 메타버스 플랫폼 오비스는 업무를 위한 비밀 공간은 물론, 대형 행사까지 규모와 목적에 맞는 공간을 제공한다. 오프라인 공간의 기능을 온라인으로 옮겨와 공간의 자연스러움과 효율을 추구하고, 소통에 필요한 공간 및 기능을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젭에서 진행한 라인 AI 부스트 캠프 [사진=라인플러스]

◆오비스, 2만개 이상 메타버스 공간 제공하며 업무 지원

오비스는 재택근무부터 행사까지 다양한 목적에 맞는 메타버스 공간을 제공하는 올인원 비즈니스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오프라인 사무실의 기능을 온라인으로 옮겨와 공간의 자연스러움과 효율을 추구하는 오비스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공간과 기능을 메타버스로 구현한다.

오비스에 따르면 4월 중순을 기준으로 메타버스 기술 기반의 가상공간 누적 발급 수가 2만건을 돌파했다. 메타버스 사무실 및 가상공간 맞춤 디자인 등을 제공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오비스는 현재 매일 100개 이상 새로운 가상공간을 발급하고 있으며, 우리은행, 지마켓글로벌, SK인천석유화학, 롯데건설, 이노션 등 약 2200개의 기업, 공공기관, 교육기관에서 오비스 가상공간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5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안정적인 네트워크와 강력한 보안을 기반으로 가상공간을 구축하는 오비스는 메타버스 구축에 필요한 제작과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가상공간 개설과 운영은 물론, 목적에 맞는 맞춤 가상공간 디자인 제작까지 별도의 대행사를 이용할 필요 없이 오비스에서 한 번에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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