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 능력을 신뢰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수사와 기소는 국가가 갖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고, 따라서 피해자나 피의자가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김 총장과 70분간 면담했다. 김 총장이 지난 13일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지 닷새 만이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검찰 내 의견들이 질서 있게 표명되고, 국회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총장이 검사들을 대표해 직접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에게 검찰 내부에 대한 설득을 주문한 셈이다.
검찰 조직이 흔들리지 않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없으니 임기를 지키고 역할을 다해 달라"며 "이럴 때일수록 총장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것이 임기제의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이 전날 제출한 사표를 이날 오전 반려했다.
아울러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검찰 수사가 항상 공정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법제화·제도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라며 최근 검찰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검찰에서도 끊임없는 자기 개혁과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과 검찰이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 대변인은 "김 총장은 단순히 법률안에 대해 반대만 한 게 아니라 대안도 제시했다"며 "김 총장은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고, 문 대통령은 경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