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가 차등으로 제네시스 포인트를 분배한다는 것.
요약하면 이렇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KPGA 선수권, 코오롱 한국 오픈, 투어 명명권 구입한 대회는 1300점. 신한동해오픈, SK텔레콤 오픈, GS칼텍스 매경오픈은 1200점. 그 외에는 1000점.
그리고는 정확하게 등급이라는 표현을 썼다. 후원사에 낙인을 찍은 것이다. 3등급인 1000점은 대회를 개최한다면 누구나 다. 2등급은 20년 이상, 총상금 12억원 이상이다. 1등급은 KPGA와 대한골프협회(KGA)를 대표하는 두 대회와 '돈을 많이 낸 두 대회'다.
과연 그럴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페덱스컵 포인트 600점(1등급)은 균형이 좋다.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디 오픈, US 오픈, PGA 챔피언십)와 제5의 메이저(플레이어스 챔피언십)가 포함된다.
그 어떤 대회도 포인트와 투어의 명명권을 사지 않았다. PGA 투어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를 대표하는 대회, 오거스타 내셔널을 대표하는 대회,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의 대회다.
마스터스에 도착해서 PGA 투어를 매년 따라다니는 한 인도 기자와 페덱스컵 포인트가 600점인 메이저와 메이저급 대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마스터스는 1부터 100까지 완벽한 대회다. 세심하고 철두철미하다. 흠잡을 곳이 없다. 역사상 그 어느 골프장과 대회보다 공(돈 등)을 많이 들인다. 최고의 골프 대회를 넘어서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디 오픈은 날 것에 가깝다. 투박하고 역사 그대로를 지키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올해까지 150년의 역사를 말이다. 나머지 대회도 마찬가지다. 서로 경쟁하며 역사를 쌓고 가치를 키운다. 예를 들면 US 오픈은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USGA의 성격과 마찬가지로 까다롭다. 플레이어스는 역사가 짧지만, 근처에 PGA 투어 본사가 있고, 다른 대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상금을 크게 증액한 대회"라고 덧붙였다.
코리안 투어의 이번 발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대회 관계자는 "대회 후원사들을 모아두고 의견 같은 것을 청취하는 자리도 없었다. 나눈 기준이 모호하다. 돈 떨어지면 1등급이 바뀐다. 제2 혹은 제3 금융권이나 도박 사이트, 에너지 음료 등이 돈으로 매수한다면 투어의 근간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년간 1·2·3등급으로 나뉜 대회를 취재했다. 현장에서 느낀 경험은 이렇다.
1등급은 특급 대회도 있지만, 돈 때문에 흔들리고 도태됐다. 메이저라 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2등급은 코리안 투어의 산증인이다. 끝없이 노력하고 발전한다. 메이저급이라 하기엔 저평가돼 있다.
3등급은 코리안 투어의 바탕과 새 대회가 섞인 곳이다. 오히려 코리안 투어를 위해 희생한 대회가 더 많다. 군계다학이다.
정육점에는 많은 등급의 고기가 비치돼 있다. 코리안 투어보다 다양하다. 사람들은 등급이 높다고 무조건 선택하지 않는다. 신선해 보이고 마블링이 많은 것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투플러스(1++)라고 구워 먹었는데 3등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진다면 정육점은 신뢰를 잃는다. 문제는 고기가 아니라 정육점을 바꾼다는 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