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결과가 나온 지도 어언 한 달이 다 돼간다. 보통 당선 이후 한 달 정도면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과 호감도가 높은 수치로 나타난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할 때 형편없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물론 아직 임기조차 시작하지 않은 당선인에 대해 국정 수행 기대감을 묻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있지만 국정 수행 기대감 성격보다 윤 당선인의 현재 활동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면 수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선 결과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표 차이가 없는 대선 결과에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업무 인수 인계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면서 훈훈한 허니문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고 대결 구도가 강해진 결과다. 여기에 6월 1일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으로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3월 29~31일 실시해 지난 1일(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참조)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당선인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물어본 결과 ‘잘할 것’이라는 긍정 전망이 55%, ‘잘 못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이 41%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은 그대로이고 부정은 1%포인트 더 높아졌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이 비슷한 시기에 70~80%정도의 국정 수행 기대감을 나타낸 것과 비교해보면 윤 당선인의 국정 수행 기대감은 훨씬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국정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윤 당선인의 수치를 끌어올릴 긴급 플랜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파격적인 청년 정책 제시’가 우선 돼야 한다. 역대 대통령 모두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때는 2030대 MZ세대(1980년 초반∼2000년대 중반 출생자)의 지지율이 꼭 따라 올라와 줘야 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만 18세 이상 20대와 30대의 긍정 기대감은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MZ세대에 대한 견인 시도 없이는 국정 수행 기대감이 올라가기 어렵다.
국정 수행 기대감을 끌어올려야 될 윤 당선인의 과제는 ‘여성에 대한 사려 깊은 행보’가 확보돼야 한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여성의 윤 당선인에 대한 국정 수행 기대감은 52%로 전체 평균인 55%보다 낮았다. 남성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58%로 나타났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 국면에서 남녀 간 표심 갈라치기를 부추기고 윤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재차 강조한 것도 여성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강조하는 이미지와 맞지 않는 행보로 비칠 수 있으므로 여성에 대한 더욱 사려 깊은 행보가 요구된다.
윤 당선인의 낮은 국정 기대치를 끌어올릴 긴급 플랜은 ‘초이념적인 실용적 결단’이다. 국민들은 대선 이전부터 이념 대결에 지쳐 있었다. 이념 대결에 신물이 난 중도층이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국정 수행 기대감 조사에서 중도 역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이 진영에 갇혀있는 모습을 박차고 나가 이념을 뛰어넘는 실용적인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내세운다면 MZ세대·여성·중도층의 기대감은 저절로 높아지게 된다. 윤 당선인의 국정 수행 기대감은 ‘엠여중(MZ세대·여성·중도층)’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