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의 '메가 히트' 제품 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량 30억 개를 돌파했다.[사진=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기세가 매섭다. 'K-푸드' 바람을 탄 불닭볶음면은 극강의 매운맛으로 마니아층 사이에 입소문이 나더니 이제는 전 세계인 입맛을 사로잡으며 출시 10년도 안 돼 누적 판매량 30억개 기록을 세웠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어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가는 이날 10만2000원으로 마감해 전날 대비 1.92% 하락했지만 장중 52주 신고가인 10만6500원를 다시 터치하는 등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8일 8만2000원(종가 기준)이던 삼양식품 주가는 약 한 달 만에 24.4%나 뛰어올랐다.
이러한 시장의 기대감은 불닭볶음면의 압도적인 글로벌 흥행에서 나온다. 지난해 불닭볶음면 매출은 4400억원 규모로 삼양식품 전체 매출(6420억원)에서 63%를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불닭볶음면 매출 중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수출국이 85개국으로 늘었고, 특히 중국에서는 한국 라면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불닭볶음면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 증가 속도 또한 예사롭지 않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 누적 판매량은 2014년 1억개 수준이었지만 2017년에 누적 10억개를 돌파했다. 이후 3년 만인 2020년 누적 판매 20억개를 돌파한 데 이어 이듬해 30억개까지 돌파했다. 그야말로 '돌풍' 수준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와 K-라면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면서 인플루언서들의 불닭볶음면 시식 콘텐츠 등이 다각도로 시너지를 내면서 만들어 낸 결과라는 평가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양식품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17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닭볶음면이 흥행을 지속한다면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현재 7700억원 수준인 시가총액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도 글로벌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재료값 상승과 대내외적 불확실한 경제 상황은 위험 요소지만 K-팝과 한국 식문화가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될 밀양 신공장이 올해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어 글로벌 수요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밀양 신공장은 연면적 6만9801㎡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라면을 연간 최대 6억 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공장은 면·스프 자동화 생산라인, 수출 전용 생산라인 등이 구축돼 글로벌 진출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갖춘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최근 참석한 주주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봉쇄 조치 지속, 경기 침체, 기후변화 대응, 국제질서 변화 등 수출·경영 환경에는 불확실성과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역경 속에서 해외법인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