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동 '잠실 더샵 루벤' 아파트는 5~6일 일반분양물량 29가구에 대한 청약을 시작한다. 이 아파트는 송파 성지아파트를 수직 증축한 리모델링 아파트로 기존 298가구에서 리모델링을 통해 327가구로 늘어났다. 당초 조합은 수직 증축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42가구로 설계했지만 일반물량을 늘리는 것보다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피하는 게 사업성이 더 높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대비 29가구만 늘리기로 했다.
일반분양 아파트는 30가구 미만으로 분양이 이뤄지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단지는 행정구역은 송파동으로 주요 생활권은 가락동과 오금동이지만 '잠실' 이름을 달고 국내에서 가장 높은 분양가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106㎡ 단일면적이며 분양가는 25억7440만~26억4700만원에 달한다.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약 6500만원 수준으로 지금까지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3.3㎡당 5668만원)보다 약 1000만원 더 높다.
올해 강남권에서 공급되는 리모델링 단지 분양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월 송파구 오금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송파 더 플래티넘' 분양가도 전용 72㎡ 기준으로 15억원에 달해 3.3㎡당 분양가가 5200만원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가 주변 단지 호가와 비슷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2개월 만에 '잠실 더샵 루벤'이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실제 '잠실 더샵 루벤' 분양가는 인근 대장주인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 100㎡) 아파트 호가(최근 실거래가 21억~2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는 분양가 규제를 피한 리모델링 단지들의 분양가 인상 악순환에 더해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 인상(2.64%), 원자재 가격 인상,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서울 강남권 분양가 상승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은 리모델링 단지들의 분양가가 최근 급격하게 오른 아파트 시세 혹은 부풀려진 호가에 맞춰 책정되고 있다"면서 "한 번 인상된 분양가는 시세라는 이름으로 차후에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에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강남을 시작으로 서울 전체 분양가가 순차적으로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