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본점 부산 이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우면서 인수위의 '타깃'이 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인수위가 본보기로 군기 잡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동걸 산은 회장이 대표적 '친문 인사'인 점도 미움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이 회장은 2020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서 '가자!(민주당 집권) 20년!'을 건배사로 제안해 질타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책임론을 들어 이 회장의 교체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문제는 산은을 둘러싼 모든 논란 속에 '금융산업 발전'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국책은행인 산은이 정책금융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느냐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안은 온데간데없고 신·구 권력의 다툼과 그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는 산은의 아우성만 남았다.
지방 이전만 해도 무리해서 옮긴들 지역균형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금융산업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서울 소재 기업, 금융사와의 교류가 어려워지고 업무 전문성과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 사례처럼 인력 줄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당장 1일 금융노동조합은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고질적인 관치금융과 정치금융 문제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다. 금융권에선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변화에 맞춰 은행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기반 마련이 급선무다. 정치권은 더 이상 이권 다툼에서 벗어나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토대 위에서 국책은행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