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불과 12점의 가점으로 당첨된 사례가 나왔다. 3년 만에 최저 가점을 기록한 것이다. 입지와 가격, 브랜드 등 각 조건에 따라 분양 성적이 갈리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서울에서도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 가구의 당첨 최저 가점(커트라인)이 12점이었다. 이는 지난 2019년 3월 분양한 강서구 화곡동 '화곡 한울 에이치밸리움 A동'에서 10점의 청약가점으로 당첨자가 나온 이후 3년 만에 기록한 서울 내 가장 낮은 당첨 가점이다.
아울러, 같은 단지의 전체 22개 주택형 가운데 가장 큰 전용 78㎡형 역시 최저 가점이 20점에 불과했다. 지난해 서울아파트 청약 당첨 최저 가점은 평균 60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인기 있는 중형 평형 조차도 매우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다.
앞서 해당 단지의 상당수 주택형은 해당 지역(서울) 1순위 마감에도 실패했고, 2개 주택형은 2순위 청약에서 겨우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서울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이 나온 것은 2020년 9월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 에스아이팰리스' 분양 이후 1년 반 만이다.
시장은 해당 단지의 미계약 사례도 나올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려있다. 서울에서 최근 미계약 상황이 나왔던 단지는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의 무순위 청약 당시였다. 평균 3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공급 가구인 13가구 전량이 미계약으로 이어졌다.
서울 분양시장에서 이와 같은 이례적인 상황이 나오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강력한 대출 규제 기조가 이어지고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서울에서도 교통이 불편하고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지 않은 소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 미달이나 가점 하락 등의 양극화가 발생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분양공고 당시부터 고가 분양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179-2번지 일원 강북종합시장을 216가구로 재정비해 후분양한 이 단지는 전용 59㎡부터 9억원을 초과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이에 1월 말 예정했던 청약 일정은 분양일정 재산정으로 한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당 단지의 전용 76㎡ 2가구는 10억2940만원, 78㎡ 74가구는 11억4780만원의 분양 가격이 각각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