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7일 오후 금융위원회가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대선 당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기은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수차례 약속했고 윤 행장 취임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구두로 확약한 바 있다"며 "이번 3월 이사 선임에서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를 최대 주주로 두고 있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행장 제청 후 금융위가 임명하는 구조로 선임된다. 아직 구체적인 후보군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기은 노조는 노동계, 법조계 출신 인사 등 총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려 은행 측에 전달한 상태로, 현재 후보군에 대한 물밑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은 노조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2019년 도입 추진을 시작해 지난해는 후보 제청까지는 성공했지만, 금융위 임명 단계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최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이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는 과거보다 우호적이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 의중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추천한 후보군에 대해 벌써부터 '까다롭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노조가 추천한 3명의 인사가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만큼 후보 평가 등에 있어 어떠한 꼼수나 핑계도 없어야 한다"면서 "이번 기은 이사 선임이 금융산업의 미래가 아닌 금융위와 관련된 누군가를 위한 '자리 나눠주기'나 낙하산 인사'로 악용된다면 그에 대한 정치·도덕적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