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업은행 사외이사 4명 중 1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앞서 지난달 12일 또 다른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된 만큼, 이달 말에는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2명)이 공석이 돼 신규 선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태껏 기업은행 사외이사가 연임한 선례도 없어, 기업은행은 이달 중 2명의 신규 사외이사가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사외이사의 경우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이사회 운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면한다.
다만 기업은행은 아직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논의할 이사회 운영위 회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 기업은행 이사회에 참석하는 한 인사는 “아직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논의할 이사회 일정과 관련해 전달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두고 기업은행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노조추천이사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 사외이사로 참여시키는 제도다.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를 포함하도록 하는 노동이사제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업은행 노조 측은 공석이 된 사외이사 두 석 중 한 자리는 노조가 추천 인사를 앉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사측에 3명의 후보군을 전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사측에 추천 후보군을 전달했다”며 “공석이 되는 두 석 중 한 자리는 노조가 추천한 인사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추천이사를 ‘근로자추천이사’라고 표현하며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이 ‘상시화’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윤종원 행장은 최근 노조추천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 상시화를 위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과 관련해 “관련 법률 개정이 수반돼야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금융권에서는 윤 행장이 취임 당시 노조와의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노조가 추천한 인사 중 한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제도 도입의 후폭풍을 고려, 윤 행장이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제청하더라도 금융위의 최종 문턱에 걸려 최종 선임이 무산될 거란 전망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행장이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은 노사공동선언문에 합의한 만큼,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하려는 액션은 취할 것”이라며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실제 이사회 구성원이 될 경우 금융권 최초 사례로, 금융위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