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2일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라는 페이스북 한 줄 공약을 발표했다. 마지막 부동층으로 꼽히는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을 잡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간 발표했던 한 줄 공약 시리즈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병사 봉급 월 200만원' 등이 이대남의 호응을 불렀다.
이에 윤 후보의 이번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메시지는 저조한 지지율과 낮은 공약 도달률을 보이는 20대 여성의 지지를 높여 막판 부동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윤석열의 '여성' 관련 발언 변천사…처음엔 '여가부 폐지 신중'
이대남의 호응을 불러온 '여가부 폐지' 공약이 정치권에 화두로 처음 던져진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가 되실 분은 (여가부) 폐지 공약은 되도록 제대로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여성을 절대 소수자로 몰아놓고 거기에 따라 캠페인 하는 방식은 15~20년의 시행착오면 됐다"라며 "여가부는 빈약한 부서를 가지고 캠페인 정도 하는 역할로 전락했다. 그렇게 해서 성차별 문제가 있다고 해도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윤 후보의 입장은 '여가부 폐지 신중론'이었다.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민관 협력 스타트업 육성단지 '팁스타운'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폐지 문제는 제 입장에서는 조금 더 검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업무의 큰,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은 갖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여가부가) 그동안 일해온 것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페미니즘 등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 다를 바 없었다. 윤 후보는 지난해 8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 5 초청 강연에서 저출생 문제를 언급하며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선거에 유리하게 하고 집권연장에 유리하게 하고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는 최근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설전 계기가 되기도 했던 발언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난 2일 선거 전 마지막 법정 TV토론인 제20대 대통령선거 제3차 초청 후보자 토론에 참여해 '페미니즘'의 정의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저출생의 원인을 이야기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라는 말을 했는데,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한 종류"라며 "여성을 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걸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이다.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윤 후보가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일부라고 하니 놀랍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선거 막바지 다가오자 尹 '여성 안전' '성범죄와 전쟁'…실체 없는 주장
윤 후보가 이대남 맞춤 공약을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건 지난 1월 6일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부터다. 당시 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줄 내지 두 줄짜리 공약을 발표하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나온 시점도 이 지점이다. 윤 후보는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한 줄 메시지 공약을 내세운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이대남' 표심 잡기에 몰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를 향한 청년들의 지지율이 확인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8일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 달 11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는 만 18세~20대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38.2%를 기록했다. 이는 이 후보를 16.8%포인트 앞선 수치다. 30대에서도 이 후보에게 16.1%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윤 후보는 이후에도 '이대남'을 향한 구애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우리 정부가 성인지 감수성 예산이라는 걸 30조원 썼다고 알려져 있다. 그 돈이면 그중 일부만 떼어내도 우리가 이북(북한)의 저런 말도 안 되는 핵 위협을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했다. '성인지 감수성 예산 35조원'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여가부 폐지'의 근거로 쓰였던 가짜뉴스 중 하나다.
지난달 8일에는 34번째 심쿵약속 공약으로 'AI(인공지능) 입대코디네이터'를 도입해 입영 예정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진로 계획에 맞게 입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병사 봉급 월 200만원'에 이은 이대남 전략의 일환이다.
윤 후보는 "대다수 대학생의 경우 학사 일정, 복학 등의 문제로 본인의 계획에 따라 입영을 하고 싶어도 선호하는 시기에 입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실제로 청년들이 군복무를 위해 기다리는 시간과 복무 기간, 그리고 전역 후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9개월여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중심 병무 행정에서 '수요자 중심 병무 행정'으로 과감히 전환하겠다. 현재 서울·대구·광주·대전에만 설치돼 있는 병역진로설계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의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라는 공약은 실체가 불분명하다. 윤 후보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공약집을 살펴 보면 성폭력 등 여성과 관련한 공약은 '범죄예방·피해구제' 공약에서 권력형 성범죄 근절,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 등뿐이다. 청년 관련 공약에서는 이대녀를 비롯한 여성 청년에 대한 공약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의 '성범죄와의 전쟁' 메시지를 두고 "그동안 후보가 여성에 대한 메시지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이번에 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 다른 선대본 관계자는 "윤 후보는 그동안 여성이나 '이대녀'를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그 도달률이 낮아 이번에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로 도달률을 높이고자 한 것"이라며 "여성과 이대녀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간 발표했던 한 줄 공약 시리즈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병사 봉급 월 200만원' 등이 이대남의 호응을 불렀다.
이에 윤 후보의 이번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메시지는 저조한 지지율과 낮은 공약 도달률을 보이는 20대 여성의 지지를 높여 막판 부동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윤석열의 '여성' 관련 발언 변천사…처음엔 '여가부 폐지 신중'
이 대표는 "여성을 절대 소수자로 몰아놓고 거기에 따라 캠페인 하는 방식은 15~20년의 시행착오면 됐다"라며 "여가부는 빈약한 부서를 가지고 캠페인 정도 하는 역할로 전락했다. 그렇게 해서 성차별 문제가 있다고 해도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윤 후보의 입장은 '여가부 폐지 신중론'이었다.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민관 협력 스타트업 육성단지 '팁스타운'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폐지 문제는 제 입장에서는 조금 더 검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업무의 큰,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은 갖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여가부가) 그동안 일해온 것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페미니즘 등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 다를 바 없었다. 윤 후보는 지난해 8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 5 초청 강연에서 저출생 문제를 언급하며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선거에 유리하게 하고 집권연장에 유리하게 하고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는 최근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설전 계기가 되기도 했던 발언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난 2일 선거 전 마지막 법정 TV토론인 제20대 대통령선거 제3차 초청 후보자 토론에 참여해 '페미니즘'의 정의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저출생의 원인을 이야기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라는 말을 했는데,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한 종류"라며 "여성을 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걸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이다.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윤 후보가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일부라고 하니 놀랍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선거 막바지 다가오자 尹 '여성 안전' '성범죄와 전쟁'…실체 없는 주장
윤 후보가 이대남 맞춤 공약을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건 지난 1월 6일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부터다. 당시 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줄 내지 두 줄짜리 공약을 발표하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나온 시점도 이 지점이다. 윤 후보는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한 줄 메시지 공약을 내세운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이대남' 표심 잡기에 몰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를 향한 청년들의 지지율이 확인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8일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 달 11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는 만 18세~20대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38.2%를 기록했다. 이는 이 후보를 16.8%포인트 앞선 수치다. 30대에서도 이 후보에게 16.1%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윤 후보는 이후에도 '이대남'을 향한 구애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우리 정부가 성인지 감수성 예산이라는 걸 30조원 썼다고 알려져 있다. 그 돈이면 그중 일부만 떼어내도 우리가 이북(북한)의 저런 말도 안 되는 핵 위협을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했다. '성인지 감수성 예산 35조원'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여가부 폐지'의 근거로 쓰였던 가짜뉴스 중 하나다.
지난달 8일에는 34번째 심쿵약속 공약으로 'AI(인공지능) 입대코디네이터'를 도입해 입영 예정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진로 계획에 맞게 입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병사 봉급 월 200만원'에 이은 이대남 전략의 일환이다.
윤 후보는 "대다수 대학생의 경우 학사 일정, 복학 등의 문제로 본인의 계획에 따라 입영을 하고 싶어도 선호하는 시기에 입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실제로 청년들이 군복무를 위해 기다리는 시간과 복무 기간, 그리고 전역 후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9개월여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중심 병무 행정에서 '수요자 중심 병무 행정'으로 과감히 전환하겠다. 현재 서울·대구·광주·대전에만 설치돼 있는 병역진로설계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의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라는 공약은 실체가 불분명하다. 윤 후보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공약집을 살펴 보면 성폭력 등 여성과 관련한 공약은 '범죄예방·피해구제' 공약에서 권력형 성범죄 근절,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 등뿐이다. 청년 관련 공약에서는 이대녀를 비롯한 여성 청년에 대한 공약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의 '성범죄와의 전쟁' 메시지를 두고 "그동안 후보가 여성에 대한 메시지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며 "이번에 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 다른 선대본 관계자는 "윤 후보는 그동안 여성이나 '이대녀'를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그 도달률이 낮아 이번에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로 도달률을 높이고자 한 것"이라며 "여성과 이대녀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