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내년 봄 이전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지는 않겠지만, 이르면 올여름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실험적으로 방역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지을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섣불리 완화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시범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은 예상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중국 전 질병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 과학자 쩡광은 “중국이 머지않아 적절한 시점에 '중국식 위드 코로나'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식 위드 코로나란, 서방의 위드 코로나 실천 경험을 거울 삼아 장점만 취하되, 중국의 거국적 방역 통제 우월성을 발휘해 유연성 있고 통제 가능한 개방을 모색하는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방역에 성공한 '폐쇄루프' 방식 모델을 일부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채택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경기나 포럼이 개최될 때, 혹은 특정 국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자체 개발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중국산 mRNA 백신 1종은 현재 3상 임상 실험 중에 있다. WSJ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이르면 올여름 중국산 mRNA 백신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제조시설을 찾기 위해 유럽·아시아 국가와 논의 중이다.
이는 최근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발생으로 중국의 방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의 철저한 방역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해 왔지만, 최근엔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오미크론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홍콩은 오미크론 확산세로 도시가 거의 마비 직전에 이르렀다.
게다가 철저한 봉쇄 조치는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과 경제 발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완화하는 데 몇 가지 걸림돌도 있다. 취약한 의료 인프라, 주민들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심, 중국 80세 이상 노년층의 낮은 백신 접종률 등이다. 현재 중국 인구의 9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80세 이상 인구(3580만명) 중에선 접종자가 절반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