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 '코로나 늪' 탈출···작년 반등 이어 올해도 순항 이상무

2022-01-2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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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지난해 순익 1.5조 최대실적

정유4사 합산 영업익은 7조 이상 전망

정제마진 개선·석유 수요 회복 등 영향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흑자전환을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5조원이 넘는 합산 적자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 가운데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작년 연간 실적으로 매출액 27조4639억원과 영업이익 2조30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3.2% 늘어났고, 영업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흑자 규모는 물론, 순이익도 1조5001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정유사업 업황 회복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에쓰오일의 정유사업 부문은 1조277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석유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정제마진이 개선된 영향이다. 지난해 9~12월 동안 월간 기준 국내 정제마진은 5달러 이상을 기록해 완연히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 확산된 2020년 2월 이후 1년 6개월 동안 월간 정제마진이 3달러를 돌파하지 못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배럴당 4달러는 돼야 수익이 발생한다고 평가해왔다.

아울러 고유가 현상도 에쓰오일의 실적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유가가 높을 경우 정유사가 보유한 재고의 평가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020년 배럴당 평균 42.29달러에서 지난해 평균 69.41달러로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 기준 77.12달러로 매우 높은 가격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에쓰오일의 실적 개선을 확인한 정유업계는 나머지 정유사도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과 고유가 현상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확대는 모든 정유사가 동일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리서치센터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연간 기준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2조원과 1조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치가 현실화 될 경우 정유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7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유4사가 지난 2020년 총 5조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과 큰 차이다. 당시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정유사가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백신보급 확대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정유사업 부문의 실적이 회복됐다.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향후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해에도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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